중동서 입국한 설사환자 왜 놓쳤나…메르스 의심기준 재검토

질본 "중동여행력에 호흡기증상·발열 여부가 기준"
"국민불편 있겠지만 증상중 하나만 있어도 의심환자 분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의 국내 유입에 따라 감염병 위기대응 단계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된 9일 오후 대구의 한 의료기관에서 출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8.9.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이 입국 과정에서 설사 증상을 보고했지만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역당국이 보건교육만 시키고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9일 앞으로 메르스 모든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여러 정황을 종합해 의심환자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증후군이다. 잠복기는 2~14일로 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설사와 구토같은 소화기 증상도 관찰된다.

하지만 검역 당국은 메르스 확진자 A씨(61세)의 설사 증상을 인지했음에도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특히 중동에서 체류한 뒤 입국했지만 메르스 의심환자 분류 기준을 통과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8월16일부터 9월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A씨는 당시 검역 과정에서 "10일 전 6차례에 걸쳐 설사 증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설사 증상이 없다"고 답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냐는 질문에도 A씨는 "없다"고 답했다.

검역당국은 A씨가 설사 증상이 있었다는 점을 알았지만 당시 체온이 36.3도였고 호흡기 증상도 없다고 판단해 보건교육만 숙지시키고 통과시켰다.

메르스는 중동여행력이 있는 사람 가운데 호흡기 증상 및 37.5도의 발열이 있어야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설사만으로는 의심환자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A씨는 탈수 증세로 휠체어를 타고 당일 오후 5시13분쯤 인천공항 10번 게이트로 나와 5시38분에 공항을 벗어났다. 이후 마중 나온 부인과 함께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A씨는 병원 방문 전 중동방문 사실과 복통, 설사 증상을 호소해 음압격리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후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서울대병원 입원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당시 환자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없고 설사 증상만 있었다고 했다"며 "메르스 의심을 안 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불편을 느끼더라도 필요하다면 모든 메르스 증상 중 하나라도 보이면 의심환자로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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