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다 떠안을 테니 이혼하자"던 남편…바로 동의하자 욕설·협박, 왜?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빚을 홀로 떠안겠다고 이혼을 요구했던 남편이 아내가 이를 받아들이자 돌변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학생 딸을 둔 여성이 남편과의 이혼 과정에서 겪고 있는 갈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원래 다정하고 활기찬 사람이었지만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하면서 큰 빚을 떠안은 뒤 예민해졌다.

그러던 중 남편은 자신이 빚을 모두 떠안을 테니 이혼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A 씨 역시 딸을 지키기 위해 남편의 뜻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남편은 A 씨가 예상보다 쉽게 이혼에 동의하자 이를 자신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인 듯 태도를 바꿨다.

이후 남편은 매일 술에 취해 귀가하기 시작했고 결국 A 씨는 참다못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혼 소송이 시작된 뒤에도 남편이 집을 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좁은 집에서 매일 마주치며 생활하는 동안 남편의 폭언과 협박은 계속됐다.

남편은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고 "당장 집을 팔아서 길바닥에 나앉게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이 같은 행동은 중학생 딸에게도 이어졌다. 사소한 일로 딸과 기 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아이에게 사준 옷을 가위로 찢어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딸이 자신의 물건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절도죄로 신고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딸은 불안에 떨며 방문을 걸어 잠근 채 나오지 않았고, A 씨 역시 남편이 또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밤마다 마음을 졸여야 했다.

A 씨는 "제발 아이를 위해서라도 남편이 당장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며 "이혼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남편을 집에서 나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저와 아이가 판결 전까지라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호받을 방법이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김수진 변호사는 "이혼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남편의 폭언과 협박이 반복되고 자녀에게까지 정서적인 학대가 이어지고 있다면 법적인 절차를 통해 남편을 집에서 퇴거시키고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 학대나 가정폭력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퇴거, 격리, 접근 금지 같은 임시 조치나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며 "법원의 퇴거명령이나 접근 금지 결정을 남편이 따르지 않는다면 별도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연자는 남편의 폭언과 협박을 보여주는 녹음이나 문자, 사진 등을 확보하고 딸아이의 심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상담 기록이나 소견서도 준비해 두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