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왜 못 걸렀나…"형사사건도 부실 처리 우려"
16년간 검사 생활 송명진 변호사 "순경·경장 등 실무자가 독자적 사건 처리"
"상급자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검사 통한 통제 시스템 필요"
- 신성철 기자, 조윤형 기자,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신성철 조윤형 구경진 기자 = 송명진 법무법인 진심파트너스 변호사는 26일 "일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도 순경 등이 실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결재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장미란 씨 사건과) 비슷한 일이 형사 사건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이날 뉴스1과 인터뷰에서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에서 순경과 경장, 경사는 사법경찰리로 해석해 (경위 이상)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보조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 실무상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순경 등 사법경찰리가 독자적으로 사건 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자가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부실을 알기 어렵다"며 "중요 사건이면 꼼꼼히 보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건에서는 형식적인 요건만 갖췄다면 (사법경찰리를) 어느 정도 믿고 처리한다. (장 씨 사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송 변호사는 2010년부터 16년간 주로 검찰 형사부와 공판부에 근무한 검사 출신 변호사다. 지난 5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7월 수리됐다.
송 변호사는 제주서부경찰서가 부 모 경장의 실종사건 허위종결을 제때 바로 잡지 못한 이유로 과도한 업무량에 따른 실질적인 검토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경찰은 결재자 한 명이 봐야 하는 결재량이 상당히 많다"며 "아동이나 노인이 아닌 일반 성인은 단순 가출이나 일시적 연락 두절도 많기 때문에 경찰관의 구두 보고를 당연히 믿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주 서부에서만 하더라도 배치표상 형사과 소속의 팀이 11개"라며 "해당 형사과장은 중요 사건이 아니면 실종뿐만 아니라 일반 수사 사건도 제대로 볼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소액의 벌금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즉결심판도 경찰 실무자의 재량이 감시·통제받지 않는 취약 영역으로 꼽았다.
그는 "경찰은 범죄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며 "즉결심판 청구서에는 대단한 내용과 증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즉결심판 사실은 검찰이 조회서로 볼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찰관이 사건을 작게 처리해 넘어가는 식으로 즉결심판을 이용할 수 있다.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견제 방안에 대해 "검사의 권한이 줄었지만, 결국엔 수사 기록을 보는 건 검사"라면서 검사를 통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를 했을 때 일정 기한이 지나면 그 이행 결과를 통보받는 구조"라며 "수사 중간에 검사가 개입해서 수사 방향을 조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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