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어린이집인데…3세 아동 CCTV 없는 곳 데려가 42차례 학대[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3세 아동이 담임교사로부터 수십 차례 신체·정서적 학대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된 학대 행위만 42차례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부터 아이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선생님이 자꾸 소리를 지른다", "선생님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등의 말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의 이야기인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행동이 이어졌다. 아이가 등·하원할 때마다 어린이집에 가기를 거부했고, 어린이집 차량만 봐도 심하게 불안해했다.
결국 어머니는 어린이집 측에 CCTV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 모든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며 폭행 장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아이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아이의 말에 동조하거나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달랐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담임교사가 피해 아동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42차례 저지른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제작진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교사가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를 사각지대로 데려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옷에 꽂혀 있던 침핀을 빼 아이의 손과 다리를 찌르거나 눈앞에 들이대며 위협하기도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교사가 아이를 갑자기 바닥으로 끌어 내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친구들과 놀던 아이를 붙잡아 자신의 다리 사이에 눕힌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장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당시 주변에 다른 교사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피해 아동 측은 다른 교사들이 학대 장면을 보고도 제지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당시 현장에 있던 교사 6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학대 행위를 알고도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방조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측의 사건 이후 대응도 논란이 됐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어린이집 측이 학대 사건 이후 원생이 줄어들고 영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취지로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학대 이후 아이에게는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도 나타났다. 아이는 강제로 음식을 먹고 입이 막혔던 경험 이후 흰밥 외에는 잘 먹지 않으려 했고,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나 당시 교사를 마주치면 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트에서 당시 교사를 우연히 만났을 때는 몸이 얼어붙은 듯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교사가 자리를 떠난 뒤에는 누구인지 알아봤다고 한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이를 두고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공포를 느끼는 대상을 피하려는 회피 반응이나 '프리징' 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가 어머니에게 "엄마, 어른들은 나를 지켜줘?"라고 물은 뒤 "아니야. 지켜주지 않았잖아"라고 말했다는 사실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6월 부모가 경찰에 신고한 뒤 약 1년간 수사가 진행됐다. 지난 6월에는 가해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이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교사는 신고 이후 약 9개월이 지나서야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원장은 현재도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교사는 변호인을 통해 피해 아동 측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 다만 구체적인 학대 사실을 직접 인정하기보다는 "못난 모습과 행동을 뉘우친다", "아이의 마음이 불편했다면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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