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관중 2명 쓰러진 인천 구장…KBO 경기 강행, 적절했나

서울 '폭염중대경보' 발효에 잠실 NC-두산전 취소
'폭염경보' 인천 경기, 지연 개시 안 해…"안전 대책 강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랜더스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지난 4일, 수도권에서 열릴 프로야구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펼쳐졌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최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는 일찌감치 폭염으로 취소됐지만,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선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두 구장의 거리는 자동차로 약 45㎞를 달리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멀지 않지만, 경기 취소 결정은 한 곳에서만 내려졌다.

그 기준은 기상청의 '폭염중대경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기준을 세분화했다. 기상청의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폭염중대경보 발효에 따라 경기 지연 개최 및 취소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경우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는데, 프로야구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여 폭염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취소 대신 상황에 따라 최대 1시간 지연 개시하도록 했다.

서울은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으나 인천은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이것이 두 경기의 진행 여부를 갈랐다.

세심한 경기 운영은 아쉬웠다. 인천 경기 개시 당시 기온은 34.7도였고, 습도는 66%에 달했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나 관중석에 있는 팬이나 땀이 비 오듯 쏟아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인천SSG랜더스필드. ⓒ 뉴스1 김성진 기자

KBO의 매뉴얼대로 좀 더 기온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경기 개시를 지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천 경기에선 경기감독관이 경기 시작을 늦추지 않았고, 예정대로 오후 6시30분 심판의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폭염 속에 치러진 인천 경기는 난타전 속에 SSG의 10-8 승리로 끝났다. 대구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전과 부산 키움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전이 3시간도 안 돼 종료됐지만 인천 LG-SSG전의 진행 시간은 3시간30분을 넘어섰다.

인천 경기에선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된 관중이 쓰러져 중단되기도 했다.

9회초 시작을 앞두고 1루 관중석 인근에서 20대 관중이 의식을 잃었고, '심정지 상태'로 추정한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로 1회 전기 충격을 하는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아울러 경기 후에도 또 다른 20대 남성이 쓰러져 이송되기도 했다.

2명 모두 의식을 회복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들을 포함해 총 25명이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보였다.

SSG 랜더스는 혹서기 관람객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 . (SSG 랜더스 제공)

SSG는 지난달 후반기를 맞아 3단계 대응 프로세스, 추가 휴게 공간 확보, 온열 질환 예방 물품 및 게이트 냉방 장비 확충 등 혹서기 관람객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온열질환 의심 환자 집단 발생을 계기로 이를 보강하기로 했다. SSG 측은 "4일 경기부터 야구장 외곽 차광막을 설치했다. 앞으로 실외 에어컨 추가 설치, 생수 추가 비치 등 혹서기 관람객 안전 대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