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월드컵 참사·특별사면 등으로 얼룩진 '정몽규 13년'

2013년 첫 부임…코리아풋볼파크, 축구 인프라에 도움 기대

사직서를 제출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13년 5개월 만에 물러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업적과 과오는 많이 엇갈린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정몽규 회장이 오전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부회장과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임원 회의를 개최한 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3년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돼 지난해 2월 4선까지 성공했던 정 회장은 13년 5개월 만에 축구협회를 떠나게 됐다.

2024년 아시안컵 탈락과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홍명보 감독 선임 등으로 논란이 커지며 국회에 출석하고 대중들에게 비판받았던 정몽규 회장은 지난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대회 종료 후 사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조기 탈락과 이에 따른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강한 질타와 비판에 대해 책임지고 예정보다 일찍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넘게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 지낸 정몽규 회장은 노후화된 파주NFC를 대체할 코리아풋볼파크를 구축했다. 코리아풋볼파크 건립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축구계에서는 축구 인프라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하고 신뢰를 보내며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또한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도 정몽규 시대 축구협회의 업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축구협회는 업적보다 과오가 더 많다. 특히 원활하지 않은 소통 속에서 폐쇄된 행정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벤투 감독과 계약 종료 후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때 불투명, 불공정한 과정이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으로 전임 벤투 감독 때 구축했던 시스템 등이 백지화된 것은 축구인들이 뼈아파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2023년 승부조작 등으로 징계를 받았던 축구인들의 '특별 사면'을 추진한 것도 큰 과오 중 하나다. 정 회장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시절이던 2011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징계하면서 "암적인 존재 모두 도려낼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됐다.

이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정몽규 체제 축구협회의 과오는 '회전문 인사'다. 정 회장은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부회장, 위원장 등을 교체했지만 과거 협회 임원직에 있던 인물이 다시 돌아와 인사에 따른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이 4선 성공 시 공약했던 젊은 축구 행정가 발굴도 1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무산, 연령별 대표팀 부진, 여자 대표팀 지원 부족 등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 회장 사임 이후 축구협회는 축구협회 정관 제23조에 따라 부회장 중 한 명이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회장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또 직무 대행을 중심으로 후임 회장 선거 과정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회장 사임 등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선거운영위원회(선관위)'를 구성하고,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를 6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