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 뛰며 혼자 키웠는데…20년 만에 나타난 전처 "아이 데려간다"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0년 가까이 홀로 아들을 키워온 남성이 뒤늦게 나타난 전처로부터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어린 나이에 결혼 후 홀로 자녀를 키워왔다는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스물셋에 동갑내기와 결혼했고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며 "아내는 아이가 100일쯤 지나자 미용 일을 한다며 자주 집을 비웠고 결국 육아는 거의 제 몫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부터 공사 현장에 나가 일하면서도 아이를 돌봤다"며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라 결국 이혼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아내는 "돈을 주지 않으면 이혼할 수 없다"고 버텼고, 결국 A 씨는 재산분할금 2000만 원을 지급하는 대신 친권과 양육권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2004년 조정이혼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당시에는 양육비 부담 조서 제도도 없었고 너무 지쳐 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양육비 약정 없이 조정을 마친 게 지금도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혼 이후 상황은 더 힘겨웠다. A 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게 너무 벅찼다"며 "양육비 한 푼 보내지 않은 사람에게 큰돈까지 줘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재산분할금 2000만 원도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처와의 연락은 자연스럽게 끊겼다. 하지만 몇 년 뒤 전처로부터 갑작스럽게 연락이 왔다. A 씨는 "전처가 미용실을 차려 자리를 잡았다며 이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며 "재산분할금도 이자까지 붙었으니 당장 지급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이가 아프면 공사 현장 반장 눈치를 보면서 뛰쳐나왔고 학교 행사도 단 한 번 빠지지 않았다"며 "그 시간을 혼자 견뎌왔는데 이제 와서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말이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김미루 변호사는 "당시 양육비를 따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자녀가 성년이 된 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양육비는 법원의 심판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금액이 확정돼야 재산분할금과 상계 처리가 가능하다"며 "장래 양육비는 매달 지급되는 성격이어서 원칙적으로 상계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전처의 양육권 변경 요구에 대해서는 "친권과 양육권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양육 상태를 바꾸는 것이 자녀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변경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