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늑대' 라더니 러시아 개체…대전 오월드 '복원사업'도 논란

사라토프 개체 들여와…"유전 계통 다를 가능성"

대전 오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랜드 사파리에서 사라져가는 한국늑대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오월드 홈페이지).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대전 오월드에서 발생한 늑대 탈출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이른바 '한국늑대 복원' 사업의 실효성을 강하게 문제 삼고 나섰다. 동물원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탈출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며 특히 오월드가 추진해 온 늑대 '복원' 사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늑대 복원', 과학적 근거 있나

단체는 오월드 늑대가 러시아 사라토프 지역에서 들여온 개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한국늑대'로 부르고 복원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라토프는 동유럽에 가까운 지역으로 한반도에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늑대 아종과는 계통적으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어 "실제 복원 사업이라면 서식지, 유전적 계통, 생태적 역할까지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단순 번식과 전시를 반복하면서 '종보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동물원 운영을 위한 명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대전 오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랜드 사파리에서 사라져가는 한국늑대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오월드 홈페이지). ⓒ 뉴스1

특히 번식된 개체들이 다른 동물원으로 이동해 전시되는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이 과정은 야생 복귀와는 무관한 순환 전시에 불과하다"며 "동물원 간 개체 이동을 '보전'으로 포장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민을 혼동시키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사육사 책임만으로 끝낼 문제 아니다"

이번 탈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육·관리 체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동물 탈출은 대부분 기본적인 관리 절차 미준수에서 발생한다"며 "2인 1조 근무 원칙 등 최소한의 안전 체계만 지켜도 예방 가능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또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현장 사육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끝내는 구조 역시 문제"라며 "인력과 예산을 줄인 채 운영 효율만 강조하는 시스템이 결국 동물과 사람 모두를 위험에 노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1마리가 대전 도심에서 목격되고 있다. 현재소방, 경찰, 오월드, 금강유역환경청, 엽사 등이 수색 및 포획 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4.8 ⓒ 뉴스1 김기태 기자

한편 9일 오전 기준,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는 전날 오후 도심 도로에서 목격된 이후 다시 자취를 감춘 상태다. 관계 당국은 동물원 인근과 이동 가능 경로를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마취총 등을 활용한 생포를 우선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대전시는 시민 안전을 위해 재난 문자를 통해 외출 자제와 발견 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