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김건희 도이치·명태균 무죄에 "대통령 배우자에 과도한 관용"

"구형 15년에 선고 1년 8개월…10분의 1 수준"
"권력형 비리 실체 드러냈지만…무죄 판단은 납득 어려워"

2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압수된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몰수 및 1281만 원의 추징도 명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026.1.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법 앞에 성역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 개입 의혹에 무죄가 선고된 데 대해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경실련은 이날 김 여사에 대한 선고 직후 성명을 내고 "권력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종교 권력과 결탁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책임을 물은 것은 마땅한 결과"라며 "통일교 금품수수 유죄 판결은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명확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실련은 국민적 의혹이 집중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명태균 씨가 3억 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대선 기간 중 58회, 2억7000만 원 상당의 맞춤형 여론조사가 '개인 홍보'나 '단순 참고용'이라는 법원의 판단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실련은 법원이 '계약서 등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대가성을 부인한 논리를 문제 삼았다. 단체는 "정치 브로커와 권력자 사이의 은밀한 거래가 정식 계약서를 쓰고 이뤄지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통일교 사건에서는 중간 브로커의 역할과 정황만으로 뇌물을 인정하면서, 명태균 사건에서는 '형식적 계약서'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면죄부를 주는 것은 위험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양형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경실련은 "특검이 법치 파괴와 선거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징역 15년을 구형했음에도 법원은 1년 8개월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며 "사법부가 대통령 배우자에게 '장기간 수사 부담'과 '반성 취지'를 이유로 과도한 관용을 베풀었다"고 했다. 단체는 "이번 판결은 구조적 권력형 범죄 몸통은 비껴가고 뇌물 수수라는 꼬리만 자른 격"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항소심 재판부와 특검에 △여론조사 무상 수수가 갖는 선거 개입의 위법성에 대한 재판단 △형식적 법 해석이 아닌 실질적 수혜 관계와 대가성에 대한 종합 판단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양형의 가중 요소로 명확히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