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故 장제원 언급하며 '죽음' 압박…도구 주문해 특정 행위 요구도"

정희원 "여성에게 보낸 소설은 인공지능이 만든 것…강요 없었다"

JT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저속노화'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스토킹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 A 씨에게 성적인 표현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故 장제원 전 의원 사례를 언급하며 죽음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압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 대표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한 전 위촉연구원 A 씨는 정 대표와 올해 초 나눈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정 대표는 A 씨가 일방적인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지속적인 연락으로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A 씨는 고용 관계에서의 지위 차이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가 있었다고 재반박하고 있다.

A 씨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정 대표가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소설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소설에는 두 사람의 실명이 등장하며, '결박' '주인' '스타킹' '여성 지배' '정신이 몽롱했다' 등 특정 단어와 행동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표현들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이 소설을 두고 "계속 수정 중"이라며 완성을 예고했고, "역대급"이라는 작품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고 전해졌다.

이어진 메시지에는 "우리는 두 얼굴을 가진 존재,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보다 충동을 우선하는 변연계의 노예가 된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정 대표는 또 특정 물품을 주문했다며 A 씨에게 대신 수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 측은 "소설 내용에 나온 도구 등을 주문한 뒤, 특정한 행위를 해줄 것을 지속해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요구를 거절할 경우 계약 해지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A 씨는 특히 정 대표가 지난 4월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관련 보도 링크를 전달한 뒤 자신을 "시한부 인생 10년"이라고 표현했고, 이후 성폭력 의혹 제기 이후 사망한 장제원 전 의원의 기사도 연이어 보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이러한 메시지가 성적 요구를 거부하거나 관계를 외부에 알릴 경우 벌어질 상황을 암시하는 압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여성에게 보낸 소설은 정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만든 것이며, 위력이나 강요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해당 사안은 수사기관을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정 대표는 A 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으며, 사적으로 일시적인 교류는 있었으나 위력에 의한 관계나 불륜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 씨 측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개인적 관계의 갈등이 아니라 고용과 지위를 배경으로 한 위력 행사 여부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