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화법 아내, 속마음 알려면 질문 3개 기본…답답해 미치겠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스무고개 화법의 아내 때문에 속이 터질 것 같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JTBC '사건반장'에서 결혼 5년 차 40대 남성 A 씨는 "혼전 임신으로 아내와 결혼했다. 결혼 후에야 아내의 진짜 성격을 알게 됐다. 도무지 대화가 안 통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내와의 대화는 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속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질문을 여러 번 해야 한다고. 부부 동반 모임을 앞두고 식당을 예약한 아내는 상호를 말하는 대신 "거기 식당 예약했어"라고 말했다. A 씨가 "식당이 어디냐"고 물으면 "거기 전에 갔던 데"라고 답하고, "고깃집?"이라고 물으면 "거기 탕수육 먹었던 데"라고 말하는 식이다.

A 씨는 "얼마 전에도 지금 말한 거랑 유사한 거로 아내랑 싸웠다. 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타입인데 아내는 정반대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회식 후 새벽 2시쯤 귀가한 날을 떠올렸다. 하필 그날 큰아이가 많이 보채는 바람에 아내는 지쳐 있었고, A 씨는 "미안하다. 많이 피곤했지?"라며 사과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아내는 "아니야. 괜찮아"라고 답한 뒤 평소처럼 잠에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내는 저녁 식사도 차리지 않고 계속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A 씨가 "무슨 일 있어?"라고 묻자 "괜찮다"고 반복했다. 그러다 3일이 지난 뒤 아내는 "당신이 그때 늦게 와서 화났다"고 털어놨다.

A 씨가 "당신이 괜찮다고 하지 않았냐"고 억울해하자 아내는 "내가 괜찮다고 했다고 진짜 괜찮은 줄 아냐"며 오히려 서운해했다.

아내는 주변 사람들도 진땀을 빼게 만든다. 집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서 아내가 인테리어 업자와 소통을 담당했다. 하지만 업자는 "너무 답답해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진짜 사건은 가족 여행에서 터졌다. A 씨는 홀로 지내는 장모님의 칠순을 맞아 양가 부모님, 아내와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동남아였다. 하지만 출국 날 인천공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장모님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니 장모님은 김포공항에 있었다.

A 씨는 "100% 아내가 또 말을 이상하게 해서 오해가 생겼구나 짐작했지만 아내는 '절대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뗐다. 결국 기존 비행기를 놓쳤고 급히 다음 비행기를 예매해 출발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여행 이틀 차 아내는 "여행 코스도 그렇고 음식도 다 너무 시부모님 위주다. 우리 엄마 다리도 안 좋은데 엄마 때문에 좀 걸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A 씨가 "그럼 일정 다시 짜자"고 하자 아내는 "내일 내가 컨디션 봐서 엄마 좀 챙기겠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날 A 씨가 헬스장에 갔다 온 사이 아내는 장모와 어디론가 나가 있었다. 어디냐고 묻자 아내는 "어제 우리끼리 놀다 온다고 얘기했잖아"라고 답하고는 3시간 뒤에 돌아왔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최영진 평론가는 "남편분이 힘들 것 같은 건 인정한다. 화를 내든지 싸우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쳐 놓든지 감수하고 사시든지 본인의 선택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심리 코칭이나 의사소통 코칭하면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화법에 문제가 생긴 거다. 상담을 같이 받으러 가자고 해서 둘이 같이 의사소통 기술을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