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 사의에도 후폭풍 지속…檢내부선 "진상 밝혀야"

내일 노만석 퇴임식…오늘도 내부망에 속속 글
"정치적 이해충돌 명백…지휘부 네 탓 공방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5.11.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자진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검찰 내부에선 여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항소 포기 결정 경위를 둘러싼 의구심과 법무부와 지휘부에 대한 검찰 내 불신이 남아 있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노 대행이 사의를 표한 이후에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비판하는 검사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윤희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는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무죄라서 피고인들이 항소할 리가 없는 사건이었다면 검사의 항소 자체가 피고인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할 일이 맞겠지만, 피고인들은 1심 재판 내내 엄청나게 다퉜고 그럼에도 중한 형이 선고됐으며 전원이 항소했으니 2심도 치열하게 다툴 게 뻔해 검찰에서 항소를 해도 어차피 열리는 재판이라 피고인에게 부담을 줄 문제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소 포기의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 대행의 사퇴로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게 아니라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전주지검장 출신인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당연히 항소해야 할 대형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임에도 법무부, 대검, 중앙지검 수뇌부가 합작해 항소를 포기하게 한 의사 결정 과정의 진상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며 노 대행을 향해 "평생을 몸담아온 검찰 조직과 동고동락한 후배 검사들을 비롯한 검찰구성원들, 우리가 앞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퇴직 전에 모든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 대해 "공소심의위원회를 거쳐 중앙지검장의 결재까지 마친 사안에 대해 이를 뒤집고 항소 제기를 막기 위해 장관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그대로 전달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지금은 아무리 정무적 공무원이지만 20년 이상 검사로서 근무했던 양심이 있다면 전말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즉시 사퇴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을 향해선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사퇴하시라"고 했고, 정 장관에 대해선 "검찰의 공정한 공소유지 기능수행을 보장하기 위해서 대통령 관련 모든 사건에서 손을 떼시고 보고를 받지도, 지휘를 하지도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주길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에도 '신중 판단'은 검찰이 자신들의 권한과 책임 하에서 하라는 얘기였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의 '신중 판단' 의견 제시를 "본인들이 어떤 추단(推斷)을 해서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저는 이 과정에서 검찰이 장관의 지휘에 따르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갖고 있는 권한과 책임하에서 판단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사퇴는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노 대행은 오는 14일 오전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노 대행이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던 만큼 퇴임사를 통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시한인 지난 7일 밤 12시까지 항소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공판팀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취합하고 이틀 뒤 항소 제기 보고서 등을 작성했고, 서울중앙지검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자 대검찰청에 보고서와 항소장을 송부하며 승인을 요청했다.

다음날인 6일 대검의 추가 검토 요청에 답했으나 항소장 제출 마감 시한인 7일 오후 무렵까지 회신이 없자, 수사·공판팀은 중앙지검장 결재 등을 마친 뒤 대기했고 대검은 마감 7분여 전 최종 불허를 통보했다.

이후 대장동 수사팀을 지휘하고 공소 유지에 관여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이런 경과를 알리며 검찰 내부에선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노 대행은 지난 9일 "대장동 사건은 일선청의 보고를 받고 통상 중요 사건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 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8일 돌연 사의를 표했던 정진우 중앙지검장은 노 대행의 입장 발표 직후 "의견이 달랐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반발이 확산했고 평검사인 대검 연구관, 각 부 과장(부장검사급), 대검 부장(검사장급) 사이에서도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노 대행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