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사외압 조사 마무리…이종섭 도피 의혹 추가소환 필요(종합2보)
4개월여 만에 첫 조사…오후 5시 30분쯤 조사 종료·조서 열람
"진술거부권 행사 안 해…런종섭 의혹 조사 추가 소환 필요"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소환조사에 출석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 신문 조서 열람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조사를 마무리하고 일정을 추가로 잡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관련 범인도피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 조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소환할 계획이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진행해 1시간 정도 점심시간을 갖고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질문에 다 답하고 있고, 피의자의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영상녹화를 할 수 있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7분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호송됐다. 그는 변호사 접견을 한 이후 오전 10시 20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출석 7시간여 만인 오후 5시 35분 쯤 조사를 마치고 뒤이어 조서 열람을 앞두고 있다.
특검팀은 1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하고 천대원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대검찰청 조직범죄과장)과 박상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부장검사(연수원 41기)를 조사에 투입했다. 특검팀은 조사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배보윤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해병대원 1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이후 수사 기록을 회수·수정하고, 국방부검찰단에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기소하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출범 직후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며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의 주장에 불과했던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을 조기에 사실로 확정했다.
이후 특검팀은 대통령 격노 후 경북경찰청에 넘어간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기록을 회수하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 이 전 장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의 관여 상황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어 김동혁 국방부검찰단장(육군 준장·직무배제) 및 군검찰단 관계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며 2023년 8월 2일 국방부검찰단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하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로 입건 및 항명 혐의로 기소하기까지의 과정도 조사했다.
정 특검보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으로 특검 조사에 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말 법무부, 외교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 공모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그를 주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런종섭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심우정 전 차관 △박진·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홍균 전 1차관과 조구래 전 기획조정실장 △이시원·이원모 전 비서관과 국가안보실의 조태용·장호진 전 실장 등의 조사도 마쳤다.
특검팀은 이날 외압 의혹 조사만 마무리하고 추가 조사 일정을 잡아 런종섭 의혹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현재 진행 일정을 보면 호주대사 관련 의혹은 한 차례 조사를 더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오늘 조사는 일단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밝혔고,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4달에 걸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고 이에 대한 정리작업도 마무리에 접어들어 윤 전 대통령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23일 조사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어 특검팀은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해 지난 8일 출석할 것을 재차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불응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2차 소환통보에 재차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오는 15일 조사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자 이날 조사에 나올 것을 다시 요구했고, 세 번째 소환 요구 만에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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