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 도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이기훈, 오후 구속심사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구속 심사를 피해 도주했다 55일 만에 검거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이기훈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한 구속 심사가 12일 오후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심사 결과는 이날 중 나올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의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그는 지난 7월 17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이 부회장은 사전 설명 없이 불출석한 뒤 도주해 55일 만인 지난 10일 오후 6시 14분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이 부회장은 도주 후 서울이 아닌 경기도 가평, 목포, 울진, 충남, 하동 등 펜션을 전전하며 도피를 계속하다가 8월 초부터 목포 소재 원룸 형태 빌라에 단기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머물러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이미 도주한 전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특검팀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속 사유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다.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 부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 이 부회장이 주도한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각종 MOU를 맺었고, 그해 주가 급등 수혜를 입었다.

웰바이오텍도 당시 포럼에 참여했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가 치솟았다.

웰바이오텍 회장을 겸하는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이은 접점으로 특검팀은 의심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통해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밝혀지며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 관리를 맡은 인물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해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