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탄 수백발 난사 피해 개, 결국 안구 적출…"트라우마에 주인도 문다"

(비글구조네트워트 갈무리)
(비글구조네트워트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현역 군인 등 20대 남성 3명이 쏜 비비탄 수백 발 중 일부를 맞아 다친 개가 결국 실명으로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 2일 공식 SNS에 "매화(사건 피해견)도 결국 안구 적출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비구협은 "6월 8일 새벽 1시, 현역 해병대 포함 3명의 가해자가 사유지에 침입해 네 마리의 개들에게 비비탄총을 한 시간 넘게 난사해 솜솜이는 사망했고, 두 마리는 큰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남은 매화의 온몸은 만신창이가 됐고 비비탄 총알에 정통으로 맞은 눈을 살리기 위해 네 번의 마취를 감행하며 치료했지만, 결국 매화의 눈은 실명됐고 어제 안구적출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교가 많고 유난히 순했던 매화는 비비탄 사건 후 사람을 경계하며 짖고 주인을 물 정도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 견주 역시 상실감과 충격으로 일상생활 어려움을 비롯해 큰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트 갈무리)

비구협은 "탄원서가 4만장 이상 모였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가해자 부모 등이) 반성의 기미 없이 2차 가해했고 현재도 거짓말과 변명하는 가해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동물은 말을 할 수 없다. 공포와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 솜솜이와 영문도 모른 채 눈을 적출당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매화를 대신해 가해자들이 강력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서명으로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비비탄 난사 사건은 지난 8일 오전 1시쯤 거제시 일운면에서 발생했다. 20대 남성 세 명은 한 식당 마당에 있던 개 4마리에게 비비탄 수백발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개 1마리는 죽고, 3마리는 안구가 손상되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온라인을 통해 가해자들 신상이 확산했다. 피해 견주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당초 "강아지가 물어서 그랬다"고 하다가 "장난으로 그랬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랬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다 "강아지 반응이 궁금해서 그랬다"고 주장해 더욱 공분을 샀다.

아울러 피해 견주는 가해자 부모로부터 "너희 다 죽었다. 무고로 고소하겠다"며 협박받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군인 2명에 대해서는 군부대로 사건을 넘기고, 민간인 1명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