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취지는 좋지만'…주차공간 부족에 범법 내몰리는 주민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스쿨존 주정차 전면 금지'
노상주차장마저 폐지돼 스쿨존 주민들 불편 호소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저희도 어린이 안전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법 좀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서울 광진구 동의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 거주하는 박모씨(45)가 개정된 '민식이법(개정 도로교통법, 개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보인 반응이다.
스쿨존 내 주정차는 10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전면 금지됐다. 서울시는 앞서 올해 초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스쿨존 인근 주민들은 기존 주정차 시설을 대체할 시설이 미흡한 상황에서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려 가혹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0월21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으로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가 전격 금지됐음에도 불법주정차 문제는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 개정 직후인 11월에만 서울시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건수는 1만341건이었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스쿨존 내 주정차가 금지됐으나 주택가 공영주차장을 비롯한 대체 주차시설 마련은 여전히 뒷전이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노상주차장도 법 개정 후 스쿨존에서 모두 폐지됐다.
스쿨존 인근 주민들은 "법을 지키고 싶지만 집 근처에 차 댈 곳이 없어 지키기 어렵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초등학교 스쿨존 내 주택에 사는 직장인 이영기씨(33)는 "내 집 앞이지만 골목이 좁아 차 댈 곳이 없다"며 "근처 노상주차장이나 공동주택 주차장도 몇 안돼 돈을 내고 이용하는 것조차 치열한 전쟁"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광진구 신자초등학교 스쿨존 내 주택에 거주하는 양모씨(38) 역시 "우리처럼 주택이 많고 골목 좁은 곳에 학교가 있으면 아예 차를 대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다"며 "법도 법이지만 어느 정도는 지킬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자체는 단속만 강화할 뿐이어서 근본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스쿨존 안에 사는 박모씨(45)는 "관할 자치구가 초등학교와 200m 이상 떨어진 노상주차장을 대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없앴다"며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민원을 냈지만 아직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전체 1741개 어린이보호구역 중 10%에 해당하는 201개소에 정차 가능 예외구역인 '안심승하차존(Zone)'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그 수가 적은데다 공간도 협소해 큰 도움이 안되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경찰청에 안심승하차존 240여개 추가 설치를 요청했지만 요청이 다 받아들여져도 서울시 전체 어린이보호구역 중 4분의 1에 불과해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
박무혁 도로교통관리공단 교수는 "교통안전은 시설 확충과 단속 강화, 충분한 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달성할 수 있다"며 "주차장을 당장 확충하기 어렵다면 통학시간 외 주차 허용이나 주차 가능 예외 구역 마련 등 탄력적 운용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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