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회복력 갖춘 도시를 모색합니다"

[인터뷰] 도미니크 페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지구보호를 위해 건축 가져야할 해결책 보여줄 행사"

도미니크 페로 총감독(서울시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전준우 기자 = "시에서 재원을 대는, 공공재정으로 이뤄지는 유일한 비엔날레입니다. 그만큼 서울시가 다른 도시와의 관계성에 관심을 갖고 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미니크 페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은 지난 26일 뉴스1과 만나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가장 큰 강점으로 "비엔날레를 하면 백여 개 도시가 참여하는데, 서울시가 이에 재정을 지원한다는 것은 다른 도시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도미니크 페로 총감독은 이화여대 캠퍼스센터를 설계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2008)하고,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기본설계(2017)를 맡은 유명 건축가다. 지난해 2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서울시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지난 9월16일~10월31일 진행됐다. 비엔날레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래한 '2년 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 열리는 국제 전시 행사'를 말한다. 서울은 현대 대도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 중 하나로 '도시건축'이라는 차별화된 테마로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 '공유도시', 2019년 '집합도시'에 이어 제3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일대에서 세계 도시와의 탐험을 이어갔다. 53개국 112개 도시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이번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도시와 인류가 직면한 시대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시민들을 건강은 물론 경제활동, 생활패턴, 정신건강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부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이같은 위기로부터 우리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도시의 능력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실정이다.

코로나19를 포함한 경제위기, 자연의 훼손, 기후변화, 고령화와 양극화 같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도 도시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 도시가 효과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갖춰져 있는지, 앞으로 회복력을 갖추기 위해 도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등 질문의 답을 모색한 것.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크로스로드'를 주제로 선정한 이유로 "이번 비엔날레에서 '회복성'이라고 하는 개념과 이를 구현하고자 한 작업에 대해 시민들과 공유하려고 했다"며 "'크로스로드'가 코로나를 포함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소통이 전혀 없는 분야와 주제를 '교차'시키고자 하는 바람에서 (주제 구상을) 출발했다"며 "지상과 지하, 유산과 현대, 공예와 디지털, 자연과 인공, 안전과 위험 등 서로 다른 개념들이 만나는 '만남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페로 감독은 "이후 코로나가 덮쳤고, 서로 대립되는 개념을 공존시키고자 했으며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주제로 나아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페로 감독은 크로스로드를 통해 교차되는 사고들이 가능하다는 점에 집중했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비엔날레의 '크로스로드'로 불리는 5가지 소주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상을 모색하고자 했다.

자연과 인공이라는 주제를 보면 우리는 자연에 무엇인가를 구축하게 되는데, 자연에 입히는 피해를 보완하는 방식도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공적인 것을 구축하면서 자연을 어떻게 보완, 보존할 것인가를 동시에 생각한다는 것이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이런 것들이 바로 '회복력'과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회복성'은 위험과 충격에 대한 긍정적인 답이 될 수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사고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해 준다"며 "즉 예측하고 있고 준비돼 있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그 위험성이 훨씬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번 서울비엔날레에는 전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건축가, 도시계획가, 인문학자, 과학자, 예술가, 이론가, 학생 등 광범위한 분야이 사람들이 참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도미니크 페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뉴스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준비하는 동안 코로나 펜데믹이 덮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200개 작품을 소개하고, 1000여 명이 함께 일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작품을 설치하러 오려고 했던 작가들이 올 수 없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한국에 와서 한국 분들과 함께 비엔날레를 통해 축제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결과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온라인으로 적극적으로 비엔날레를 홍보, 소개할 수 있었고, 그만큼 글로벌 반향이 있었다"며 "코로나로 인한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대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건축이 어떤 해결책을 가져와야 하는지 사회, 정치, 문화, 윤리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향후 서울도시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모든 도시가 고민해야 한다"며 "더 이상 도시의 수평적 확산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요즘 도시들은 마치 바다에 유출된 기름처럼 퍼져나가고 있는데, 옆으로 퍼져나가면서 계속 주변 환경을 집어삼킨다"며 "이런 수평적 확산을 멈추고 기존 구조물 용도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어, 용도의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집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회복력 있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환경에 대한 지식, 즉 데이터"라며 결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축가들이 다양한 구축물과 건물을 활용해 도시를 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다양한 삶의 형식에 대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며 "정치계가 이런 정보들이 건축가에게 서로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지난달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비엔날레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오세훈 시장은 도미니크 페로 감독에게 "10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서울을 매력도시, 미래 감성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며 "서울의 건축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좋은 혜안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