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거버넌스'가 대체 무슨 뜻?…서울시, '영어식 표현' 줄인다

일부 공무원 "영어를 한자로 바꾸면 바른말?"

서울시청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젠더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전 기관이 언택트 킥오프 미팅을 열었다.'

서울시가 '젠더거버넌스', '킥오프 미팅' 등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거나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는 영어식 표현을 자제하기로 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22~26일 서면으로 '2021년 제1회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해 행정용어 순화어 6건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젠더거버넌스를 '성평등 활동(단)'으로, 킥오프 미팅은 '첫 회의'로 순화하기로 했다. 그린카는 '친환경차', 에코마일리지는 '친환경 이용실적'으로 고쳐 쓴다. 또 언택트 대신 '비대면', 전(全)은 맥락에 따라 '모든' 또는 '전체'로 사용하도록 했다.

시는 모든 부서와 투자·출연기관 등에 행정용어 순화어 사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오는 8일에는 시보에 관련 내용을 게재할 예정이다. 기존 표현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직원들은 대체로 "바람직한 조치"라고 평가했으나 "현장에서 많이 쓰는 표현도 굳이 바꿔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에코마일리지의 경우 서울시가 별도의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홍보 중이다.

한 공무원은 "그동안 서울시가 정부보다도 적극적으로 언어 순화 작업을 하며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자식 표현으로 바뀌었다"며 "영어를 한자로 바꾼 것이 바른 말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총 524개의 행정용어 순화어를 정했다. 초기에는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대체한 예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영어식 표현이나 신조어를 한자어로 바꾸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말이 한자어권이고 단어도 대부분 한자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어식 표현보다는 한자식이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측면은 있다"며 "우리말로 최대한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단어를 서울시와 함께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