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가로막는 정부종합청사…'광화문광장은 답답하다'

[광화문광장, 더 광장답게②]"청사 높이 8~10층으로만 낮춰도 개선효과 크다"
주변 민간건물 저층부 개방시설화도 필요

편집자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2021년까지 광화문광장을 현재보다 3.7배 넓히고 보행자 중심의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가로로서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에 <뉴스1>은 이순신·세종대왕 동상 위치조정 문제를 비롯해 주변 고층건물 저층화, 역사적 상징성을 담은 새이름 짓기 등을 이번 광장 개선작업을 계기로 함께 추진해볼 것을 제안하는 기사를 마련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광화문광장을 보행자, 시민중심 광장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전경. 2018.4.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대규모 보행공간으로 재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광화문광장 양쪽 거리에는 고층빌딩들이 곳곳에 솟아 있다. 공공건물로는 정부종합청사가 가장 큰데 지상 19층 규모다. 청사 별관도 18층에 이른다. 민간건물도 교보빌딩(24층), KT빌딩(15층), 현대해상빌딩(17층) 등이 즐비하다.

이같이 해방 이후 들어선 주변 고층빌딩들이 대한민국 대표가로인 광화문 거리의 경관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광화문광장 사거리 쪽에서 바라볼 때 펼쳐지는 시야를 가리는 고층빌딩의 외관을 관리해야한다는 것이다. 본격 추진되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프로젝트에 발맞춰 주변 '스카이라인'을 조정해 광장의 기능성과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광화문광장 재조성계획의 밑그림을 잡은 광화문포럼도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거쳐 백악·보현봉와 함께 하늘로 이어지는 경관은 서울을 대표하는 경관"이라며 주변 고층빌딩의 과감한 조정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서울시가 2017년 4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서도 고층빌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나타난다.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광장 주변 고층빌딩을 꼽은 응답자는 3%에 그쳐 현격한 최하위였다.

특히 조선시대 삼군부 터에 들어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는 핵심적이다. 광화문포럼은 "정부청사를 철거해 광화문 앞 공간을 전면 재조성, 삼군부 모습을 재현하는 것을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는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올해로 건립 48년이 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는 1960년대말 설계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다. 애초 14층에서 16층으로, 불법논란을 무릅쓰고 설계자를 외국회사로 교체한 후에는 최종 19층으로 높아졌다. 대표적 고궁인 경복궁 바로 길 건너에 84m 높이의 당시 국내 최고층 빌딩을 지었으니 문화재 가치를 훼손하고 도시경관을 무시한 계획이라는 각계의 비판이 거셌다. 그러나 경제성장 지상주의의 억압적 사회 분위기에서 별다른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

정부종합청사는 당시 최신공법으로 지어져 국내 건축기술 발전에 기여했고 도심 고층빌딩화의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표 고궁인 경복궁과 서울을 상징하는 중심거리인 광화문광장의 가치를 복원하는 의미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학)는 "정부종합청사를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높이 정도인 8~10층 규모로만 조정해도 청사의 역사성도 살리고 서울 대표가로의 경관을 개선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장기적으로 청사 저층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혓다.

민간건물들은 기존대로 유지하더라도 낮은 층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시설로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화문광장이 확대되더라도 광장 쪽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나 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외부인에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대부분의 광장은 광장을 중심으로 노천카페가 들어서는 등 주변 건물들이 시민에게 개방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세종문화회관은 지상 6층 규모,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8층으로 경관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평가다. 서울시가 정부청사 별관 앞 세종로공원 자리에는 건립을 검토하는 콘서트홀도 저층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5층인 미국대사관도 마찬가지지만 용산공원으로 이전한 뒤 활용방안이 관심사다. 바로 옆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건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는 재생 방법이 주로 거론된다. 현재 주변 건물보다 앞으로 튀어나온 대사관 외벽만 제거해도 길이 20m 가량의 공간이 확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주변 보도공간과 함께 보행환경이 급격히 나아진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종합청사 등 광화문 주변 공공 고층건물 저층화 문제는 서울시가 방향제시는 했지만 오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광화문광장 가로변을 활성화할 수 있는 주변 민간건물 저층부 활용 문제는 건물주의 이익에도 맞으므로 본격적으로 협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옛 광화문 육조거리 (자료=서울시)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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