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반공 상징' 이승복 동상 존치 여부 논란
- 김이현 인턴기자

(서울=뉴스1) 김이현 인턴기자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군이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당시에 무장공비 앞에서 죽기 직전 외쳤던 말로 유명하다. 1968년 아홉살의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한 언론사가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이후 몇십년간 반공 이데올로기의 상징처럼 기억돼 왔다. 그 상징이 몇몇 학교들에 남아 있는 이승복 동상이다. 이승복 동상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한국일보는 6일 보도를 통해 인천 강화군을 포함한 경기 북부 10개 시군 183개 초등학교 중 이승복 동상이 26개교에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만 조사했을 때도 이 정도라면 전국적으로는 더 많은 이승복 동상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동상은 존재하지만 '이승복'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드문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복 동상이 남아 있는 5개 학교의 고학년 학생 120명 중 그를 아는 사람은 단 '4명'에 불과했다. 모른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우리 학교 졸업생이냐", "몇학년 몇반이냐"고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의 주인이라는 학생들도 모르는 동상이 학교 앞에 서 있는 셈이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의미를 모르는 동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의 경우에는 "이념적 논란이 있고, 구성원 대부분이 동상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만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승복의 유품과 일대기 등을 통해 안보교육을 이어 온 이승복기념관은 동상의 존치 여부 대신 현재 동상이 남아 있는 곳이 존재한다는 것에 안도하며 "학생들의 안보 교육 강화"를 요구했다.
일선 학교들은 기증으로 만들어진 동상들이 많아 이들을 임의로 처리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승복 동상에 대해 "박정희 정권이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 전달할 가치에 간섭을 시도한 증거"라며 "시대에 맞지 않는 동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섣불리 철거하기 보다는 "우리 안보 교육의 역사 변화를 보여주는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 제안했다.
누리꾼들은 때아닌 이승복 동상의 유지 찬반 여부를 두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상을 유지하자는 쪽은 여전히 반공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누리꾼 'room****'은 "역사란 그대로 역사다. 이승복 동상 역시 그렇게 가르치고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kimg****'는 "철거할 생각만 하지 말고 (역사를) 알려줘야 한다"며 이승복 동상 철거보다는 반공 교육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누리꾼 'djjs****' 역시 "학생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선생들이 알려주지 않아 모르는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라며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이고 휴전상태에 지금도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있는 상황에 (반공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동상을 철거하자는 쪽은 이승복이라는 사람이 시대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이승복이 실존 인물인가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누리꾼 'in****'은 "(이승복은) 반공 시대 만들어진 영웅"이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누리꾼 '경*****'은 "(이승복은) 가짜"라며 "박정희가 반공사상 고취하기 위해 각색한 조작극"이라 주장했다.
누리꾼' 처***'는 "역사로 교육해야 한다"며 "단, (이승복과 같은) 반공교육이 아닌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역사를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te***' 역시 "지금 시대까지 이게 교육되고 있다면 그게 문제 아닌가?"라며 "초등학생일 때도 듣자마자 조잡한 스토리에 웃음부터 나왔었는데, 설령 (사실이라)해도 그게 영웅 삼을 만큼 대단한 일인가? 시대는 변했고 지금은 그런 조작극이 받아들여질 만큼 사람들이 어수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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