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장애 시동생 숨기고 결혼한 남편…“사기결혼?”

A씨의 남편이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뉴스1) 하수영 인턴기자 = 장애가 있는 시동생의 존재를 숨기고 결혼한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껴 '사기 결혼'이라고 주장하는 한 주부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지난 8월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거 사기결혼 맞죠?"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자신을 결혼 6개월차 30대 주부로 소개한 A씨는 남편의 장애인 시동생으로 인한 고충을 고백했다.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결혼 당시 남편에게 부모와 여동생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 직후, 남편에게 3급 청각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한 명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왜 결혼 전에 소개하지 않았느냐'고 남편에게 따졌지만, 남편은 '남동생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소개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남편의 남동생이 당분간 A씨 부부 집에 머물게 됐는데, 장애 있는 시동생을 A씨 혼자 돌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본인의 글에 "직장에 다니는 남편 대신,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내가 여름방학 기간 시동생 먹이고, 입히고 다 했다"며 "시동생은 정신연령도 일곱 살 수준이라 내가 항상 붙어 있어야 해서 외출도 마음대로 못했다"고 적었다.

한 달 정도 혼자 시동생을 돌보다 지친 A씨는 남편에게 "나중에 시부모님 안계시면 내가 계속 이래야 하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답이 돌아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난 A씨는 남편에게 "(결혼을 한 것이 아니라) 요양사를 고용한 것이냐"며 "더는 못하겠다"고 했지만 남편 역시 A씨에게 "이기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혈육인데 그 정도도 못해주냐"고 하며 맞섰다.

A씨는 "몇 달 전 일본에 사는 친언니가 몇 년만에 한국에 와서 우리 집에 왔을 때 내가 언니 보고 '자고 가라'고 했었다"며 "그때는 '나하고 상의도 없이 언니를 집에서 자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불편하겠느냐'고 하던 남편이 자기 동생은 나한테 반강제로 맡기고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글의 말미에 "이혼하고 싶다"고 하면서 남편이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도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남편은 A씨에게 "이 집은 내 집이니 내 집에 남(A씨 언니)이 오는 것에 대해선 당연히 내 허락을 맡아야 하는 것"이라며 "나는 너에게 장애 있는 가족이 있는 걸 알았어도 결혼했을 텐데, 너는 이것밖에 안되는구나"라고 했다.

A씨는 "집장만은 남편이 한 것이 맞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절반이 대출이고 부부가 함께 갚아나가고 있다"면서 "집에 들어와선 혼수며 아파트 내부 공사며 전부 내가 다 했고 월급도 내가 남편보다 2배 가까이 많은데, 남편이 그렇게 말하니 너무 섭섭하다"고 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 "적반하장도 유분수지!…당장 이혼해야"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 대부분은 분노를 쏟아냈다.

아이디 wawa****인 네티즌은 "평범한 동생도 아니고 장애가 있는 동생을 아내가 혼자 돌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 결혼 전에 일부러 숨기고 결혼한 게 틀림없다"면서 "아이가 없을 때 이혼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디 sahh****인 누리꾼도 "나도 비슷한 상황인데 시댁에서 그렇게 해주는 게 당연한 줄 알더라"고 하면서 A씨의 처지에 동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현직 변호사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결혼했으니 사기 결혼이 성립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 남편을 유책 배우자로 해서 이혼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suyoung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