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난민 "아플 때 약국서 스스로 문제 해결한다"

건강상 어려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답답하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16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의료 NGO 메디피스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난민 111명을 설문한 결과 난민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답답함(24.4%)' 등 상태를 건강상 문제로 가장 많이 호소하고 있었다.

이어 우울증(17.6%)', 두통과 어지럼증(15.9%), 불면증(11.4%), 소화불량(1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불안한 심리상태를 호소하는 난민들이 많았지만 이중 16.9%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서비스를 받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답했다. 9.8%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서비스를 받는 곳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62.6%가 '진료비가 너무 비싸다'라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의사와 의사소통이 어렵다(11.3%)', '병원에 대한 정보가 없다(7.6%)', '직장에서 병가를 내기가 어렵다(6.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난민들은 대부분 건강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입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25.2%)'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친구나 지인에게 도움을 청한다(20.8%)',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소를 찾는다(20.0%)', '아무런 조치 없이 저절로 나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참는다(6.8%)' 등 순이었다.

이에 대해 메디피스 관계자는 "7월 발효를 앞두고 있는 난민법 42조에서 난민신청자에 대한 의료지원을 명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원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불확실하다"며 "또 민간단체 차원에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난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난민 등을 위한 의료서비스 요구, 필요성 등이 제대로 파악돼 있지 않다"며 "난민들의 질병현황 및 필요한 의료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