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갑의 횡포' vs '을의 분노'
남양유업·프라임베이커리·피죤 온라인 불매운동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녹취록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서 남양유업 영업소장은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영업소장은 대리점주에게 "물건 받으세요. 죽여버리겠다", "당신이 한 게 뭐가 있어. (제품을) 버리던가", "맞짱 뜨려면 들어오던가. 개XX야", "니 월급 받는 것보면 아우 XX" 등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해당 점주가 "도저히 물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항변했지만 영업소장은 "저장소를 증설하라", "2년 전부터 증설하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등이라며 대리점주를 압박했다.
누리꾼들은 '칼 안든 강도가 따로 없다'며 분노했다.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주겠노라 위협하며 불법강매를 일삼는 행태는 전형적인 '갑의 횡포'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lee******)은 기사에 댓글로 "남양유업 사태는 경제적 갑·을 관계와 불평등이 고착화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을'의 고혈을 빼먹는 '갑'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고돔과 소모라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남양유업 불매운동'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나라가 제 역할을 못하니 국민이라도 심판하자', '소비자가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이번 불매운동을 계기로 수많은 갑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한편 검찰은 남양유업의 '불법강매' 혐의와 관련해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엔 제과회사 프라임베이커리에 대한 불매운동이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프라임베이커리의 강수태 회장이 지난 24일 "차를 빼달라"고 요구한 소공동 롯데호텔 현관서비스 지배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지갑 등으로 수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많은 누리꾼들은 "도어맨을 폭행한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경주빵과 호두과자 불매운동합시다"란 한 누리꾼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RT)하며 퍼뜨렸다.
"코레일에서 당장 호두과자 철수시키세요"란 글을 올린 누리꾼(@san********)이 있는가 하면 "베이커리에 오늘 전화해서 항의했다"는 누리꾼(@nic******)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프라임베이커리의 매출 95%를 차지하던 최대 납품처 코레일 관광개발은 프라임베이커리에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이어 결국 강 회장은 언론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폐업신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는 이윤재 피죤 회장의 청부폭행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시작은 사측이 지난 2011년 6월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을 취임 4개월 만에 해고하면서부터다.
해고된 이 전 사장을 통해 이윤재 피죤 회장 일가의 횡포가 세상에 알려졌다. 여기에 피죤 전 직원들의 제보들도 이어졌다. "이 회장이 팀장을 폭행하고 흉기로 찔렀다", "직원을 폭행하고 돈으로 해결하려 했다" 등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다급해진 이 회장은 조직폭력배들에게 3억원을 주고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지시했고 나중에는 이들의 도피도 도왔다. 이 회장은 청부폭행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는 '피존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대형마트에서는 이 회사 제품을 팔지 말자는 청원운동도 진행됐다.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40%대에서 20%대까지 떨어졌다.
누리꾼들은 이번 남양유업 사태와 최근 벌어진 프라임베이커리 사태, 이전의 피죤 사태 등을 겹쳐보고 있다.
모두 '갑의 횡포'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누리꾼들은 갑의 횡포에 '우리만의 방식'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죤, 남양유업 같은 부도덕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힘으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는 누리꾼이 있는가 하면, '프라임베이커리 강 회장 폭행 사건과 같은 갑의 횡포가 문제시될 때 우리는 갑의 부당한 대우에 침묵하지 말고 나서야 한다'고 분노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ko_***)은 트위터에서 "최근 '을'들이 공개적으로 최후의 절규를 불사하고 있고 사람들은 반응하고 있다"며 "특별한 일이어서 반응하는게 아니다. 이게 실은 일상인 것을... 반응이 변화로 이어지길"이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going200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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