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평균 18.4도까지 '뚝'…그래도 아직 '가을' 아닌 이유

9일 이동평균기온 20도 아래로 내려가야 비로소 '가을'
다음주 한낮 30도 '늦더위' 여전…전국 가을은 9월 하순 이후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황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있다. 2026.9.9 ⓒ 뉴스1 이종수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서울의 일평균기온이 18도 대까지 떨어지고 강원 산지는 10도 대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졌다. 하지만 기온으로 따지는 '과학적 가을'이 전국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일부 산지와 중부 내륙은 가을 기준선에 들어서고 있지만 이달 20일까지도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어서 전국적인 가을 전환은 9월 하순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1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일평균기온은 18.4도였다. 수원도 18.4도, 인천은 19.4도로 수도권 주요 지점이 하루 평균 20도를 밑돌았다.

중부 내륙은 더 낮았다. 춘천 16.3도, 철원 16.2도, 홍천 15.6도, 제천 15.3도를 기록했고 대관령과 태백은 각각 12.3도와 12.7도까지 내려갔다.

기온은 최근 며칠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만 해도 일평균기온이 20도를 웃돌던 중부 내륙 상당수 지역이 9일부터 20도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10일에는 서울과 인천까지 20도선을 밑돌았다.

산지부터 가을 문턱…서울은 아직 '여름' 남아

다만 하루 평균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갔다고 곧바로 '기상학적 가을'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통상 9~11월을 가을로 분류하는 것과 별도로 기상청은 장기간의 기후변화에 따른 계절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계절 시작일'을 산출한다. 가을은 9일 이동평균한 일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2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첫날로 정의한다.

최근 관측값을 이 기준에 적용하면 지역별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 2~10일의 9일 이동평균은 대관령이 16.1도, 태백이 약 17.1도로 이미 20도를 크게 밑돌았다. 제천도 같은 기간 약 19.7도로 내려와 강원 산지에 이어 일부 중부 내륙까지 가을 기준선에 진입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다만 이들 지역도 이후 기온이 다시 올라 9일 이동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반등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실제 가을 시작일을 확정할 수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서울은 10일 하루 평균기온이 18.4도까지 떨어졌지만 앞선 날들의 기온이 높았던 데다 이번 주말부터 한낮 기온이 다시 30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11일 전국 낮 최고기온은 24~29도다. 토요일인 12일은 아침 12~20도에서 낮 24~30도까지 오르고, 일요일인 13일에는 13~21도와 23~31도가 예상된다.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0~15도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아침에는 선선하지만, 낮에는 다시 더워지는 날씨가 이어지는 셈이다.

다음 주에도 큰 틀은 비슷하다. 15~20일 전국 아침 기온은 14~22도, 낮 기온은 23~30도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중기예보 마지막 날인 20일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 30도가 예상된다.

가을은 북쪽과 산지부터 먼저 찾아오고 있다. 강원 산지와 일부 중부 내륙은 기준을 충족해 가는 단계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은 아직 한낮 더위가 남아 있다. 전국이 일제히 '가을선'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은 9월 중순보다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늦어지는 가을…최근 10년엔 10월 초 시작

장기 통계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1912~1940년 전국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 17일이었지만 최근 30년인 1995~2024년에는 9월 29일, 최근 10년인 2015~2024년에는 10월 2일까지 늦어졌다.

가을 자체도 짧아졌다. 같은 기간 평균 가을 길이는 73일에서 최근 30년 65일, 최근 10년 62일로 줄었다. 반대로 여름 시작은 과거 평균 6월 11일에서 최근 10년 5월 25일까지 빨라졌다.

현재 관측과 중기예보, 장기 통계를 종합하면 산지와 일부 내륙은 먼저 가을 문턱을 넘고 있지만 전국적인 '과학적 가을'은 9월 하순 이후에 시작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10년 평균 시작일이 10월 2일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10월 초까지 늦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