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플라스틱 4년새 4배…다회용기 쓰니 폐기물 24%↓

입법조사처 "행사 전 감량계획·사후 보고 필요"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 다음날인 6일 오전 서울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미래한강본부 및 외부용역업체 관계자 등이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역축제와 공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행사 종료 뒤 수거·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감량계획을 세우고 행사 주최자에게 관리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국회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8일 낸 '문화예술 축제·행사의 자원순환 관리체계 구축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축제와 음악공연 등에서는 1회용 컵·용기부터 굿즈·응원용품 포장재, 홍보물·현수막, 무대 세트와 임시 구조물까지 다양한 폐기물이 짧은 기간 한꺼번에 발생한다. 입법조사처는 이처럼 폐기물이 행사 전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종료 뒤 수거·처리에만 맡기기보다 기획 단계부터 감량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사전에 다회용기 사용을 계획한 축제에서는 폐기물 감축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전남 강진군 지역축제 5곳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사용 여부를 비교한 결과 다회용기를 사용한 축제는 전체 폐기물 발생량이 약 24% 줄었다. 폐기물 속에 버려진 1회용품도 37% 이상 감소했고, 1회용품 생산·처리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9% 줄었다.

대형 음악축제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2024년 인천 펜타포트 음악축제는 푸드존 29개 매장에 다회용기 27만5370개를 공급해 98%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약 2.8톤의 1회용품 폐기물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약 2.8톤의 1회용품 폐기물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같은 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계획한 지역축제 1170곳 가운데 다회용기를 사용한 곳은 340곳에 그쳤다. 전체의 약 29% 수준이다.

공연장을 벗어나 음반과 굿즈로 범위를 넓히면 플라스틱 사용량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국내 음반기획사가 앨범과 포장재, 굿즈 제작 등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9년 573.3톤에서 2023년 2264.8톤으로 약 4배 늘었다. 이 기간 누적 사용량은 약 6639톤이었다.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4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물대포를 맞으며 GUMX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4.8.2 ⓒ 뉴스1 권현진 기자

문제는 현재 폐기물 관리제도가 이런 '행사' 자체를 하나의 관리 단위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1회용품 규제는 식품접객업과 대규모 점포, 체육·공연시설 등 업종과 시설 중심으로 적용된다. 야외광장과 공원, 임시부스·공연장 등에서 한시적으로 열리는 축제 전체를 관리하기 어렵고, 행사 주최자와 대행사의 책임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지적이다.

'폐기물관리법'에도 행사 개최 전에 폐기물 감량계획을 세우거나 종료 뒤 이행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이에 행사별 총 폐기물 발생량과 1인당 발생량, 다회용기 사용·회수율, 재사용·재활용 실적, 처리비용 등을 같은 기준으로 기록·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이를 위해 △'자원재활용법'에 일정 규모 이상 행사 주최자의 1회용품 관리책임 명시 △'폐기물관리법'에 사전 감량계획·사후 이행보고 도입 △문화·관광 분야 공공지원과 자원순환 성과 연계 △행사 폐기물 국가 최소기준과 통계체계 구축 △다회용기·재사용 행사자재 비용 및 기반시설 지원 △지자체와 주최자 책임 구분 △공공지원 행사부터 단계적 적용 등 7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국고·지방보조금이나 문화관광축제 지정, 공공시설 대관 등 공공지원이 들어가는 행사의 경우 폐기물 감량과 다회용기 사용, 재사용 실적 등을 지원 심사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경민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연세대 공학박사)은 "문화예술 행사의 폐기물 문제는 행사가 끝난 뒤 얼마나 잘 치웠는가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얼마나 발생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가의 문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