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강' 태풍 사우델 북상…오키나와 향해, 한반도 영향 촉각

23일 초속 49m까지 발달…25일 오키나와 동쪽 해상 접근 전망
제주 먼바다 태풍특보 가능성도…발효 땐 올해 국내 첫 태풍특보

20일 오후 5시 50분 기준 천리안위성 2A호로 본 동아시아 기압계 합성도(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에서 버티는 가운데 제18호 태풍 '사우델'이 서태평양에서 세력을 빠르게 키우며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예상 진로만 놓고 보면 다음주 초에는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상까지 접근할 전망이다. 이후 진로가 제주 쪽으로 더 가까워져 먼바다에라도 태풍특보가 내려진다면 올해 국내에 처음 태풍특보가 발효되는 사례가 될 수 있어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우델은 이날 오후 3시 괌 동남동쪽 해상인 북위 11.7도, 동경 150.8도에서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초속 21m로 서북서쪽으로 시속 16㎞씩 이동하고 있다.

사우델, 23일 '매우 강' 발달…25일 오키나와 동쪽 해상 접근

태풍은 앞으로 방향을 북북서에서 북서쪽으로 틀면서 빠르게 발달할 전망이다. 21일 오후에는 중심기압 975hPa, 최대풍속 초속 32m의 강도 2까지 세력을 키우고 22일 오후에는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초속 45m의 강도 4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오후에는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까지 강해질 전망이다. 이후 24일에도 초속 47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남쪽 해상을 지나 25일 오후에는 북위 25.9도, 동경 132.3도까지 올라올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오키나와 동쪽 해상까지 접근하는 경로다.

과거 태풍 강도 분류로 '매우 강'(초속 44~54m)에 해당하는데,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 있는 위력이다.

일본 기상청(JMA)의 전망도 한국 기상청과 비슷하다. JMA는 사우델이 23일께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뒤 25일 북위 27.1도, 동경 133.1도 부근까지 북서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날짜가 뒤로 갈수록 예상 위치를 둘러싼 범위가 크게 넓어져 세부 진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북태평양고기압·기압골 변수…한반도 향할지는 아직 불확실

한국에 영향을 미칠지는 사우델만의 움직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반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있고 북쪽에서는 상층 기압골이 이동하고 있다. 남쪽에서는 사우델을 비롯한 열대요란이 움직이는 구조다. 태풍은 대체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만큼 고기압이 어느 정도 세력을 유지하고 어디까지 뻗느냐에 따라 진로도 달라질 수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강하게 버티면 사우델의 서진 또는 북서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북쪽에서 내려오는 기압골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허물면 태풍이 보다 일찍 북쪽으로 방향을 틀 여지도 생긴다. 태풍 자체가 얼마나 강하게 발달하느냐도 주변 기압계와 태풍의 이동을 바꾸는 변수다.

기상청도 다음 주 기압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북쪽 기압골의 이동속도, 북태평양고기압의 강도와 위치, 사우델의 발달과 이동 등을 꼽았다. 국내 수치모델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도 26일께 예상하는 태풍과 상층 기압골의 배치에 차이를 보여 현 단계에서 태풍의 이동경로를 특정하기엔 어렵다.

다중모델 앙상블 전망에서도 예측 시간이 길어져 오키나와와 동중국해 쪽으로 접근할수록 예상 경로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 현재로서는 일본 남쪽과 오키나와 동쪽 해상으로 접근하는 흐름의 가능성이 크지만 이후 한반도 쪽으로 얼마나 북상할지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결국 관건은 다음주 화요일인 25일 이후다. 현재 기상청의 공식 예상경로 끝점은 25일 오후 오키나와 동쪽 해상에 머물러 있어 한반도에 대한 직접 영향은 예보되지 않았다. 그러나 태풍이 예상보다 서쪽 또는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강풍반경이 확대될 경우 제주 남쪽 먼바다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올해 아직 국내에 태풍특보가 내려진 사례가 없는 만큼 제주 먼바다에서라도 사우델로 인해 태풍특보가 발효될 경우 올해 첫 국내 태풍특보 사례가 된다. 다만 실제 '국내 영향 태풍' 여부는 향후 진로와 강풍·강수·해상 영향 범위 등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

태풍이 직접 접근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은 나타날 수 있다. 사우델이 북태평양고기압의 남쪽과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면 고기압의 위치와 형태가 달라질 수 있고, 태풍 주변의 많은 수증기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 주변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다음 주 비와 소나기의 구역이나 강도가 현재 전망과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 역시 현재 중기예보에서는 24~30일 전국에 구름이 많은 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사우델과 북쪽 기압골의 움직임에 따라 강수 전망의 변동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기간 아침 기온은 20~26도, 낮 기온은 27~34도로 평년보다 높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도 이어질 전망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