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810㎜ 폭우에 수해, 정읍은 22㎜ 찔끔…가뭄 해갈 '극과 극'
가뭄 '경계' 경남에 100㎜↑ 많은 비…정읍엔 22㎜에 그쳐
폭우에 대피·출근 제한…가뭄 완화 댐·저수지 물 유입이 관건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광복절 연휴 남부지방에 쏟아진 폭우가 가뭄 지역에는 반가운 비를 뿌렸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집중호우로 이어졌다. 지역별 강수량 차이도 커 해갈 효과 역시 엇갈릴 전망이다. 경남 거제에는 최대 810.2㎜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져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주민 대피가 이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남과 부산의 일부 가뭄 지역에는 1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가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북과 경북 일부 지역은 20~40㎜ 안팎에 그쳐 누적된 용수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뉴스1이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와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수자원공사 국가가뭄정보를 토대로 15일 0시~17일 오전 9시의 가뭄 지역의 누적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가뭄 단계별로 비가 내린 양은 크게 달랐다. 강수량은 각 시군에 설치된 관측지점 가운데 가장 많은 값을 적용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전국 167개 시군 가운데 생활·공업용수 가뭄 단계는 정상 141곳, 관심 1곳, 주의 15곳, 경계 10곳이다. 전체 시군의 15.6%인 26곳이 관심 이상의 가뭄 단계에 놓여 있다.
가뭄 상황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경남 거제다. 가뭄 '관심' 단계인 거제엔 최대 810.2㎜가 내렸다. 이틀여 만에 8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만큼 이번 강수로 지역 수문 여건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피해도 크다. 산사태로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아주동 예솔마을과 일운면 회진마을 등에선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이 지역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 등의 조선소에는 출근이 제한됐다.
'경계' 단계 지역 가운데서 경남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양산에는 최대 137.5㎜, 밀양 131.7㎜, 창녕 110.0㎜가 내렸다. 모두 100㎜를 넘으면서 저수지와 하천 유입량 증가 등 가뭄 완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의 경계 지역은 경남보다는 적었지만 수십 ㎜ 수준의 강수가 기록됐다. 경산은 84.0㎜, 대구 달성 82.5㎜, 청도 75.5㎜, 대구 동구 69.5㎜, 영천 65.2㎜, 칠곡 61.5㎜가 기록됐다. 당장의 건조 상태를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누적된 용수 부족이 해소되는지는 수원별 저수량과 유입량을 더 지켜봐야 한다.
반면 경계 단계인 전북 정읍에는 같은 기간 최대 22.6㎜가 내리는 데 그쳤다. 경계 지역 중 이번 비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장 작은 축에 들어 가뭄 단계가 단기간에 크게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
'주의' 단계에서도 지역차가 컸다. 부산에서는 남구에 최대 178.5㎜가 내렸고 부산진구 166.5㎜, 북구 157.5㎜, 해운대구 155.0㎜, 기장군 141.5㎜ 등 주의 단계 지역 상당수가 100㎜ 이상의 비를 받았다. 이들 지역은 이번 호우로 가뭄 완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곳으로 꼽힌다.
전남의 주의 지역에는 장성 74.0㎜, 함평 70.5㎜, 영광 53.0㎜, 담양 44.0㎜가 내렸다. 경북에서는 경주 81.5㎜와 고령 73.0㎜ 등에는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지만 성주 53.5㎜, 상주 39.0㎜, 김천 34.5㎜, 예천 33.5㎜, 구미 33.1㎜, 안동 25.5㎜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비로 남해안과 경남 일부 가뭄지역은 적어도 단기적인 수분 부족에서는 상당 부분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북 내륙과 전북 등 20~40㎜ 안팎에 그친 지역은 추가 강수가 없다면 가뭄이 빠르게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생활·공업용수 가뭄 단계는 며칠간의 강수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수공은 "가뭄 현황이 수원별 수문 상황과 정부·지자체 대응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수지나 댐에 실제 얼마나 많은 물이 유입됐는지, 용수 공급 여건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가뭄 단계 완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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