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부터 덥고 습하다…더위·비·태풍 키우는 '뜨거운 바다'
한반도 해역 수온 평년보다 높아…태풍은 평년 2.5개 수준
국지적 많은 비 가능성 多…6월부터 더운 날도 잦을 듯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여름(6~8월)은 '덥고 습한 여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온은 평년보다 더 높고, 초여름부터 비도 많거나 강하게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도 높아 태풍이 북상할 경우 세력을 유지하기 쉬운 조건까지 갖춰질 수 있다.
22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6~8월 평균기온은 모두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월(21.1~21.7도)과 7월(24.0~25.2도) 각각 60%, 8월(24.6~25.6도) 50%로 나타났다.
비 전망도 1달 전보다 많은 쪽으로 바뀌었다. 앞선 전망에서는 6~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평년보다 대체로 많음"으로 조정됐다. 기상청은 지난달보다 기후예측모델에서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늘고, 적을 확률은 줄어든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보면 6월 강수량은 평년(101.6~174.0㎜), 7월은 평년(245.9~308.2㎜) 수준이거나 많을 가능성이 모두 40%로 전망됐다. 8월 강수량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더위의 핵심 배경은 고수온이다. 북인도양과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한반도 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된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동쪽에 더운 공기를 끌어 올리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그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들어오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6월부터 평년보다 더운 날이 잦을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6월 이상고온 발생 일수가 평년 2.5~3.4일보다 많을 확률을 60%로 봤다. 반대로 이상저온 발생 일수는 평년 2.1~3.0일보다 적을 확률이 50%다. 6월부터 갑자기 더운 날은 늘고, 평년보다 서늘한 날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비가 많아질 가능성도 같은 구조와 연결된다. 북인도양과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유지되면 고온다습한 남풍 유입이 강화돼 강수량이 늘 수 있다. 6월에는 봄철 티베트 지역에 눈이 많이 쌓였던 점도 변수다. 티베트 눈덮임이 많으면 티베트고기압이 약해지고, 우리나라 상층에 기압골이 강화돼 비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올여름 내내 같은 방식으로 덥고 비가 많은 것은 아니다. 8월은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다른 해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질 경우 우리나라 주변에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할 때가 있고, 이때 기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기류가 모이는 지역에서는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비 전망에는 줄이는 쪽의 변수도 있다. 바렌츠해와 베링해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가 이어지면 일부 기압계는 한반도에 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베링해 해빙이 적으면 북서태평양 쪽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한반도로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8월 강수량은 "많음"이 아니라 "평년과 비슷함"으로 전망됐다.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도 평년보다 높겠다. 6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서해 50%, 남해 60%, 동해 70%다. 7월은 서해 60%, 남해와 동해 각각 70%, 8월은 서해 50%, 남해와 동해 각각 60%로 예측됐다.
이 해수면 온도는 더위와 비, 태풍 모두와 연결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으로 들어오는 대마난류와 동한난류가 평년보다 강하게 유지되면서 남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바다는 대기에 수증기와 열을 공급해 더위와 강수의 배경 조건이 될 수 있다.
태풍은 개수만 놓고 보면 평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평년 여름철 평균 2.5개와 비슷하겠다고 봤다. 다만 한반도 주변 해역 수온이 높으면 태풍이 북상할 때 세력을 유지하기 쉬운 조건이 될 수 있다. 7~8월에는 태풍이 동중국해나 일본 남동 해상 쪽으로 북상해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지만, 경로 불확실성은 크다.
기상가뭄은 6월까지 일부 지역에서 변수로 남는다.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232.4㎜로 평년 324.8㎜의 71.1% 수준이다. 현재 전국 117개 시·군에 기상가뭄이 있으며, 6월 말에는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 기상가뭄 발생 가능성이 있다. 다만 7월 말과 8월 말 기준으로는 발생 가능성이 작을 전망이다.
올여름 전망은 장기적인 온난화 흐름 위에서 나왔다. 최근 10년 동안 6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0.8도, 7월은 1.0도, 8월은 1.2도 높았다. 1973년 이후 전체 기간으로 보면 6월은 1.7도, 7월은 1.3도, 8월은 1.4도 상승 경향을 보였다.
바다도 따뜻해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평균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6월 서해 0.6도, 남해 0.5도, 동해 0.7도 높았다. 7월에는 서해 0.9도, 남해 0.6도, 동해 1.1도, 8월에는 서해 1.3도, 남해 0.8도, 동해 1.2도 높았다. 전체 기간으로 보면 8월 동해 해수면 온도는 2.2도 상승 경향도 나타났다.
기상청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북극 해빙, 북극진동 등 기후감시요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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