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성탄절 트리 한반도서 멸종…21세기말 산불 위험은 2.5배
산림과학원·수목원, 임업분야 기후변화 영향 공개
고로쇠 수액채취 1월 초까지 당겨져…약용 참당귀도 '완전소멸'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같은 한국의 고산 침엽수림이 21세기 중반에는 한반도에서 대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고로쇠 수액 채취 시기는 1월 초까지 앞당겨지고, 생산량도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표적인 산림 약용자원인 참당귀는 완전히 소멸해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 말에는 산불 위험도가 현재보다 최대 158%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국립수목원은 1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구논문 '우리나라 산림·임업분야의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 시사점'을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50년대 분비나무의 생육가능 면적은 현재의 18.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상나무도 현재 대비 최대 16.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눈잣나무와 가문비나무는 2050년대 남한에서 생육할 수 있는 기후환경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21세기 중반에 이미 한반도의 고산 침엽수림이 대부분 소멸한다는 의미다.
덕유산 구상나무의 입목쇠퇴도는 2016년 대비 2020년 29.6%, 태백산 분비나무는 77.3% 증가했다. 덕유산과 태백산의 아고산 침엽수림이 극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한 급격한 쇠퇴를 겪고 있다. 죽어가는 나무들이 어린나무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세대교체 자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실측 자료는 과학적 전망보다 악화 속도가 빠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산림지역의 과거 평년값(1981~2010년)은 10.1도로 전국 평균 12.5도보다 2.4도 낮다. 하지만 최근 5년(2018~2022년) 기온 변화를 보면 평균기온이 0.4~1.0도, 최저기온이 1.0~1.6도 상승했으며, 특히 겨울과 봄의 온난화가 두드러졌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2090년대 산림지역 평균기온은 현재 대비 5.8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한반도 산림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수준의 변화를 의미한다.
고로쇠 수액의 채취 시기가 과거 전통적 시기(2월 20일~3월 15일) 대비 최소 12일 이상 빨라졌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지역의 출수 가능일수가 현재(약 88일)에서 2041~2060년대 약 58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량이 30% 이상 감소하는 걸 의미한다.
특히 경상남도 기준 출수 시작일은 현저히 앞당겨진다. 현재 하동과 진주지역의 평균 출수 시작일(각각 1월 25일, 1월 18일) 대비 2041~2060년대에 각각 약 9일, 2일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며,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약 10일, 약 4일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산림 약용자원 참당귀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감소한다. 현재 평균 서식 적지 고도 약 671m는 2030년 907m, 2050년 1089m, 2090년 1225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고산지대로 밀려난다는 뜻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생육 적지 면적의 감소다. 2030년에는 현재 대비 59~83% 줄어들 것이고, 2090년에는 100% 손실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참당귀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2071~2100년 산불발생위험도는 20세기 후반(1971~2000년) 대비 47.1%(저배출 시나리오)~158.1%(고배출 시나리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불 위험이 현재의 1.5배에서 최대 2.5배 이상 높아진다는 의미다. 산사태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다. 연평균 산사태 피해 면적은 2030년대 이후 현재 연간 422.73ha에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090년대에 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산림병해충 위협도 동시에 심화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발생위험도는 현재(2013~2022년) 35.3에서 2050년대 40.0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소나무 허리노린재 발생위험도는 전 국토의 76.7%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침엽수림이 전국 산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49.5%에서 2010년 40.5%, 2020년 36.9%로 급감했다. 지난 10년간 소나무 순림 중 약 25%가 혼효림으로 변화했다. 동시에 난대수종의 북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동백나무 자생지가 제주, 전라남도에서 경상남도 남부지역으로 확장됐다. 종가시나무 성목이 출현하는 평균 위도는 2010년 33.40도에서 2020년 33.51도로 북상했다. 평균기온이 4도 상승할 경우 제주 대부분 지역과 남해안 일대가 아열대림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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