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맞아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대학생들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이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스펙(specification)'이란 구직자들이 취업에 필요한 학점, 자격증, 토익점수, 경험 등을 말한다.
국내 취업포털 사이트인 '인쿠르트'는 대학생 총 253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여름방학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6월18일부터 6월21일까지 실시했다.
그 결과 79.1%의 응답자는 취업을 위한 공부 및 취업 준비 활동 계획을 이미 세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S대 4학년 정모씨(26·컴퓨터공학)는 "방학동안 영어공부를 하면서 앱(App) 창작터에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방학계획을 밝혔다.
그는 "취업이 워낙 안되니 대학생들이 스펙쌓기에 몰입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요샌 신입생들도 기초학문 보다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학문 위주로 수강신청을 하더라"고 세태를 전했다.
D대에 다니는 신입생 신상철씨(23·전자전기공학)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방학 동안 영어공부에 매진할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친구들 대다수가 방학 동안 자격증을 따거나 어학점수를 높이기 위해 학원을 다닐 것"이라며 "대기업의 채용 방식이 스펙을 따지지 않는 방향으로 바뀐다는 말이 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확실한 건 내 손안에 있는 자격증이나 어학점수 아니겠는가"라고 '스펙쌓기'의 이유를 밝혔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스펙쌓기' 중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자격증 취득'(55.7%)을 계획한다는 응답이 제일 많았다.
C대 3학년인 이모씨(22·여·경영학)는 '인턴'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좋은 학점과 어학점수는 취업에 필수요소다. 나름대로 차별성을 보이려고 인턴을 준비하게 됐다"며 "정규직 전환 보장이 없는 곳이 대다수지만 3C(Copy·Coffee·Call)만 안 시키면 다행이다"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요즘은 자원봉사자나 인턴으로 선발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경기가 안 좋을수록 선발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스펙 좋은 사람들만 늘어나서 더 힘들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중 취업준비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방학 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취업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47.0%) △졸업 전 취직을 하기 위해(30.0%) △주변에서 다 준비하는데 나만 안 하면 불안해서(13.0%) △기타(9.9%) 등을 이유로 꼽았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의 스펙쌓기 열풍에 대해서 "위기가 항상 일반화되어 있는 시대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뚜렷한 무언가를 찾는다. 그것이 바로 자격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펙쌓기가 취업에 직결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학생들에게 섣불리 스펙쌓는 것 외의 다른 활동을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자칫하면 허송세월을 보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취업하는 일'보단 '취업해서 어떻게 일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스펙쌓기'를 통해 취업은 수월해질 수 있겠지만 직장생활을 오래하게 되지는 못할 수도 있으니 시간을 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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