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100일, '기본교육·유아 무상교육' 속도…재정 확보는 과제
3세 무상교육 조기 시행…1호 결재 마음회복캠퍼스
지혜복 교사 학교 복귀…교육감협의회장 맡아 교부금 대응 과제
-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교육감은 취임 직후 '모두를 위한 기본교육'을 전면에 내걸고 3세 무상교육 등 주요 공약을 빠르게 구체화한 데 이어 학생 마음건강 등 주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지혜복 교사 사태도 일단락했다.
다만 마음건강과 기초학력, 교육복지 등 공교육의 책임 범위를 넓힌 만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재원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제11대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까지 맡은 정 교육감에게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공동 대응을 이끄는 것도 임기 초반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6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 교육감은 지난 7월 1일 제24대 서울시교육감으로 취임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24년 보궐선거로 처음 교육감에 오른 뒤 재선에 성공했다.
정 교육감이 2기 서울교육의 중심에 내건 것은 '모두를 위한 기본교육, 행복한 협력교육'이다. 교육을 개인과 가정이 부담하는 사적 투자가 아니라 공공이 책임져야 할 보편적 기본권으로 보고, 기존 초·중등교육 중심의 공교육 책임을 유아기와 학교 밖 청소년, 평생학습까지 생애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취임 첫날 1호 결재 정책은 '마음회복캠퍼스 추진'이었다. 옛 덕수고 부지에 조성되는 마음회복캠퍼스에는 가칭 마음치유학교와 마음성장체험교육원, 미래학교가 들어선다. 모든 학생의 마음건강 증진부터 고위기 학생의 치유·학습까지 지원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배움을 중단하지 않고 학교와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마음치유학교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포함한 마음건강 고위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28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한다. 마음성장체험교육원은 2027년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유아 무상교육도 취임 100일 안에 속도를 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부터 3세 유아 약 3만5000명을 대상으로 공립유치원 월 2만 원, 사립유치원 월 11만 원, 어린이집 월 7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정부의 3세 무상교육·보육 확대 계획에 앞서 서울에서 지원을 시작하는 것이다.
교육청은 유아교육을 '생애 첫 기본교육'으로 규정하고 만 3~5세 유아교육비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초학력 보장도 기본교육의 한 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를 25개 모든 자치구로 확대하고 기초학력 전문교사를 배치하는 등 학생의 학습 결손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하는 학습안전망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을 모든 학생이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첫 임기부터 이어진 해묵은 갈등을 매듭지은 것도 취임 100일 사이 나타난 변화다.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공익제보한 뒤 전보·해임됐던 지혜복 교사는 지난달 약 2년 반 만에 원소속 학교로 복귀했다.
교육청은 피해 학생과 양육자, 지 교사에게 공식 사과하고 해직 기간 미지급 보수를 소급 지급하기로 했다. 전보와 공익신고자 인정·보호 과정에 대해서도 감사에 준하는 조사를 벌이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을 넘어 전국 시도교육청을 대표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정 교육감은 지난 6월 15일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추대로 제11대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에 선출됐다. 협의회장 선출과 동시에 전국 교육감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첫 현안 가운데 하나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등을 반영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교육감협의회는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재정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개편에 반대하고 있다. 정 교육감 역시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 유지, 교직원 인건비와 시설 관리 등에 필요한 재정 수요는 같은 속도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부금 문제는 협의회장으로서 풀어야 할 전국적인 교육 현안인 동시에 정 교육감이 서울에서 추진하는 '기본교육'의 지속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기본교육의 범위를 유아교육과 기초학력뿐 아니라 마음건강과 교육복지, 학교 밖 청소년 지원까지 넓힌 만큼 안정적인 재정 기반 없이는 정책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재정·행정적 실행 가능성을 고려한 단계적 추진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부금 개편 이후 교육재정 여건에 따라 향후 예산 운용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재원 확보는 정 교육감 2기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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