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교부금 개편 우려 박홍근에 전달…의견수렴 절차 소홀도 문제"

"내국세 연동제 폐지는 패러다임 전환…이번 주 결정 어려울 듯"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50년간 유지된 내국세 연동제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교육감과 교육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았다며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정 교육감은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획예산처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만나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며 "정부에서 교육감들을 불러 자세히 설명하고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굉장히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도 없었다"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절차도 심각하다는 게 교육감협의회와 교육단체들의 문제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육감은 특히 교육부에 교육단체 의견수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에 강력하게 교육단체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설사 들어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내 의견 조율도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육감은 "두 부처 간에 아직도 의견이 합의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교부금 개편안이 "이번 주에는 결정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하는 현행 법정 연동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두 부처는 내국세 연동방식을 손질하는 대신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다음해의 교육교부금 산식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세수 증가분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대학·평생교육 등에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교육감은 교부금 개편 논의에서 내국세 연동제 폐지 여부와 현행 20.79% 교부율 조정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고 경상성장률 연동제로 하겠다는 것은 20.79%를 줄인다는 것과도 다른 이야기"라며 "더 높은 수준의 문제는 내국세 연동제 폐지이고, 그다음이 20.79%를 양적으로 늘리느냐 줄이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교부금 개편을 통해 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 교육감은 "유치원은 전적으로 교육청 관할이고 어린이집도 유보통합 방향에 따라 교육청의 관리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왜 우리 돈을 빼서 유아교육에 투자한다고 하느냐. 이상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평생교육도 교육청이 이미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을 운영하고 학력인정시설과 학교 밖 청소년, 문해교육기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20.79%를 지키면서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하면 좋겠다고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그렇게 하는가"라며 "유아·고등·평생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입장에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성장률을 기준으로 교부금 규모를 산정하는 방안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3년간 평균 경상성장률을 적용하면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기가 기준이 되는 데다 교육청의 고정적인 인건비 증가분을 감당하기 어려워 사업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육감은 "교육청 전체 인건비가 평균 3% 증가하는데 인건비는 고정적이기 때문에 결국 사업비가 줄어든다. 견딜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교부금 개편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정 교육감은 "더 합리적인 방식이 있고 안정적이고 충분한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논의해볼 만하다"며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