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앞둔 교사들 "신고·민원에 지친다"…절반은 사직 고민
교사 97% "아동학대 신고 불안"…94% "생활지도 위축 경험"
"교육활동 전념 조건 안 돼" 85%…다시 교직 선택 19%뿐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스승의날을 앞두고 실시된 교원단체 설문조사에서 교사 절반 이상이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불안 등으로 최근 1년간 사직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은 아동학대 신고 불안을 느끼고 있었고, 실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축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이 각각 공개한 스승의날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와 교육환경에 대한 불안감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사노조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교원 7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5%인 3987명이 최근 1년간 사직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사직 고민 이유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 62.8%로 가장 높았다. 이는 '보수 등 경제적 처우 불만족'(42.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실제 교사들이 체감하는 교권 위축과 신고 불안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교조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교사 19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2%인 1849명이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동학대 신고 우려 때문에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을 주저하거나 축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교사도 94.1%(1789명)에 달했다.
교사노조 조사에서도 교사 80.8%가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피소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교사노조는 "피소 경험이 없는 교사들조차 상시적인 두려움 속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활동 자체가 가능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강했다. 전교조 조사에서 '현재 학교에서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5.3%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교사노조 조사에서는 '교사의 교육적 가치와 헌신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이 5.6%에 불과했다.
특히 교사노조 조사에서는 다시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19.3%에 그쳤다. 반면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으로는 94.7%가 '학생의 긍정적 변화와 성장'을 꼽았다.
행정업무 부담 역시 교육활동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교조 조사에서 교사 97.5%는 행정업무 부담이 교육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교육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업무로는 회계·품의·정산 관련 업무(60.5%), 채용 관련 업무(41.5%), 민원 대응 행정업무(39.8%) 등이 꼽혔다.
교사노조 조사에서도 교사 61.3%는 현재 수행 중인 업무가 교사의 본업과 동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현장체험학습과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부담도 교육활동 위축 요인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조사에서 교사 99.7%는 교사 개인의 법적 책임 부담이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자유응답에서 "지침을 지켜도 결국 결과 책임을 교사가 떠안는 구조" "감사의 말보다 교육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교사가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지하거나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이 언제든 신고와 수사, 분리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며 "교실이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신고 위험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조는 "교육 현장의 회복은 교사가 학생의 성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며 "교사가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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