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사망에 일성여중고 사라질라…"필요시 공익법인 전환"(종합)

평생교육법상 개인 설치 시설은 지위 승계 불가능
교육부 "상속자 의사와 수요 등 고려해 검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중고에서 후배들이 수능 응원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만학도 선배들의 수능시험 합격을 응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서울의 대표적인 평생교육시설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가 설립자 별세로 존폐 기로에 놓이자 교육당국이 공익법인 전환 가능성을 거론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들도 잇따라 운영 주체 전환, 평생교육법 개정 등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성여중고 설립자인 이선재 선생은 지난 10일 별세했다. 일성여중고는 1963년 개교 이후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 학습자와 고령층의 교육기관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약 6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매년 최고령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를 배출하는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교장이 별세하면서 올해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하는 2028년 2월에는 문을 닫아야 할 전망이다. 2007년 평생교육법 개정 이후 평생교육법상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의 설립 주체가 학교법인이나 공익재단법인으로 제한된다. 이에 개인 설치 형태의 시설은 설립자가 사망하거나 운영을 중단할 경우 개인 간 지위 승계가 불가능해 법인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폐쇄 대상이 된다.

법인 전환을 위해서는 교사·교지 확보와 함께 출연재산 기준 10억원 이상의 현금 등을 갖춰야 해 학교 측에서도 현실적 부담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재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한시적 운영을 허용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법인 전환 의사가 있으면 관련 서류 검토를 거쳐 한시적 지위 승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한시 운영 기간은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재 2년제 과정인 일성여중고는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2028년 2월까지는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이후에도 운영을 이어가려면 법인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도 공익법인 전환 가능성을 포함한 대책 검토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속자의 의사와 학교 입장, 재학생·교직원 규모, 성인 학습자의 교육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경우 공익법인 전환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유사 사례도 있다. 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개인 설치자가 2020년 사망한 이후 2021년 공익법인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는 현재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9곳이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자동차고와 한림예고를 제외한 7곳은 개인 설치 형태다. 일부 시설은 설립자가 고령인 것으로 알려져 유사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들도 일성여중고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근식·윤호상 예비후보 측은 설립주체 전환 등 구제책을 모색하겠다고 했고 조전혁·한만중 예비후보 측은 법인 전환 특례 도입과 평생교육법 개정을 대책으로 내놨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