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저하 대응…'독서중점학교'·'인문학 실천학교' 시범 운영

서울교육청,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 발표

서울시교육청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독서중점학교, 인문학 실천학교를 운영하는 등 중장기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전략을 내놓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8일 서울 광성중학교에서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서울'을 비전으로 한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포식은 AI 시대에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국회 교육위, 교육청, 학교 현장이 함께 공유하고, 범사회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 선언하는 자리다. 교육청은 과도한 디지털 의존으로 인한 학생 문해력 저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은 △책 읽는 학교 문화 조성 △수업과 연계한 독서교육 △삶과 연계한 인문학 교육 △함께하는 독서·인문학 네트워크 구축 등 4대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특히 모든 교육 활동의 공통 기반으로 '서울 독서교육 핵심 개념 20'을 설정하고, 독서 중점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독서 이력 관리와 맞춤형 도서 추천, 진로 연계가 가능한 '독서 디지털 배지'(가칭)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배지는 학생이 서울 독서교육 핵심 개념과 연계된 도서를 읽고 탐구·적용·전이 과정을 거치면 성장 기록을 디지털 형태로 인증하는 제도다. 자기 주도적 독서 활동과 진로 설계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 독서교육 핵심 개념 20은 초·중·고 전 학교급을 관통하는 개념이다. '개념기반 탐구 독서'(개념 탐독) 수업에서는 개념 간 관계를 탐색하고, 도서 분석을 통해 사회·현실 문제로 사고를 확장하는 수업 방식이 적용된다. 예컨대 초등학교 6학년 도덕 수업에서는 '갈등·공존·조화' 개념을 중심으로 질문 생성, 도서 탐독, 사회 문제 적용과 전이 활동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학교급별로는 초·중학교에 '독서 중점학교'를, 고등학교에는 '인문학 실천학교'를 운영한다. 인문학 실천학교에서는 문학·문화·역사 등 인문학 요소를 학교 환경과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공감 능력과 비판적 사고, 글로벌 역량을 확장한다.

독서 중점학교는 내년 초·중학교 11개교 내외에서 시범 운영되며, 인문학 실천학교는 고등학교 5개교 내외, 개념 탐독 실천 교실은 초·중·고 총 60팀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학교 신설이나 노후 학교 재구조화 시 초기 설계 단계부터 독서 친화 공간을 확보하는 '책 읽는 학교 문화' 조성에도 나선다. 학교와 지역 도서관, 교육 공동체가 긴밀히 협력하는 '지역 연계 독서 생태계', 학생들이 세계 각국의 작가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글로벌 작가 광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독서를 일상화하는 '책 읽는 도시, 서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사유와 성찰, 언어적 사고력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적 사고가 조화를 이루는 사람 중심의 미래형 독서·인문학 교육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