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약진' 의약학계열 '주춤'…올해 수시 기류 달라졌다
과기원 4곳 수시 지원자 최근 5년새 최고…의약학은 최저
계약학과·AI 학과도 증가…"의대 선호 일부 약화 분위기"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과학기술원 4곳의 지원자 수가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약학계열 지원자 수는 같은 기간 최저치다. 이번 수시모집 패턴만 보면 '의대 광풍'이 다소 사그라들고, 정부 지원이 강화하는 이공계로 일부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6일 종로학원이 카이스트(KAIST)·유니스트(UNIST)·지스트(GIST)·디지스트(DGIST) 등 과학기술원 4곳의 2026학년도 수시모집 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총 2만4423명이 원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최고치다. 종전 이들 학교의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2022학년도 1만3315명 △2023학년도 1만5443명 △2024학년도 1만8630명 △2025학년도 2만1029명 등이었다.
경쟁률도 14.14대 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앞선 연도 경쟁률을 보면 △2022학년도 8.77대 1 △2023학년도 9.47대 1 △2024학년도 10.93대 1 △2025학년도 12.30 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등 의약학계열 입시 기류는 달라졌다. 2026학년도 해당 계열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11만2364명으로 전년보다 21.9% 감소했다.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지원자 수다. 그동안 △2022학년도 13만8267명 △2023학년도 12만7840명 △2024학년도 12만3905명 △2025학년도 14만3935명이 지원했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모집정원이 1500여명 감소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대·한의대 등 의약학계열 지원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입시뿐 아니라 자퇴생 숫자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해 기준 과학기술원 4곳의 중도탈락자 수는 243명으로 최근 5년 새 최저치였지만, 의약학계열은 1119명으로 같은 기간 가장 많았다.
이공계 학과의 달라진 분위기는 계약학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계약학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대기업과 각 대학이 협약을 맺고,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특별학과다. 2026학년도 수시 계약학과 지원자 수는 8892명으로 전년(8631명) 대비 3.0% 증가했다.
정부가 지원을 집중하는 인공지능(AI) 관련 학과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거점국립대 AI 학과 지원자 수 증가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3.7%, 6.3% 올랐다.
임성호 대표는 "과학기술원 지원자 수가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계약학과와 AI 학과의 선호도가 오른 점을 보면 의약학계열에 집중됐던 양상이 이공계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정시모집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면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다소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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