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약진' 의약학계열 '주춤'…올해 수시 기류 달라졌다

과기원 4곳 수시 지원자 최근 5년새 최고…의약학은 최저
계약학과·AI 학과도 증가…"의대 선호 일부 약화 분위기"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달 앞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서 학원 관계자가 수능 D-31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 13일에 치러진다. 2025.10.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과학기술원 4곳의 지원자 수가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약학계열 지원자 수는 같은 기간 최저치다. 이번 수시모집 패턴만 보면 '의대 광풍'이 다소 사그라들고, 정부 지원이 강화하는 이공계로 일부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6일 종로학원이 카이스트(KAIST)·유니스트(UNIST)·지스트(GIST)·디지스트(DGIST) 등 과학기술원 4곳의 2026학년도 수시모집 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총 2만4423명이 원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최고치다. 종전 이들 학교의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2022학년도 1만3315명 △2023학년도 1만5443명 △2024학년도 1만8630명 △2025학년도 2만1029명 등이었다.

경쟁률도 14.14대 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앞선 연도 경쟁률을 보면 △2022학년도 8.77대 1 △2023학년도 9.47대 1 △2024학년도 10.93대 1 △2025학년도 12.30 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등 의약학계열 입시 기류는 달라졌다. 2026학년도 해당 계열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11만2364명으로 전년보다 21.9% 감소했다.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지원자 수다. 그동안 △2022학년도 13만8267명 △2023학년도 12만7840명 △2024학년도 12만3905명 △2025학년도 14만3935명이 지원했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모집정원이 1500여명 감소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대·한의대 등 의약학계열 지원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입시뿐 아니라 자퇴생 숫자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해 기준 과학기술원 4곳의 중도탈락자 수는 243명으로 최근 5년 새 최저치였지만, 의약학계열은 1119명으로 같은 기간 가장 많았다.

이공계 학과의 달라진 분위기는 계약학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계약학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대기업과 각 대학이 협약을 맺고,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특별학과다. 2026학년도 수시 계약학과 지원자 수는 8892명으로 전년(8631명) 대비 3.0% 증가했다.

정부가 지원을 집중하는 인공지능(AI) 관련 학과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거점국립대 AI 학과 지원자 수 증가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3.7%, 6.3% 올랐다.

임성호 대표는 "과학기술원 지원자 수가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계약학과와 AI 학과의 선호도가 오른 점을 보면 의약학계열에 집중됐던 양상이 이공계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정시모집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면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다소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