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교수 84% "원격수업 지속 시 학습격차 증가할 것"
전문대교협, 전문대 교수 447명 설문조사 결과
61% "콘텐츠 중심 수업, 학습동기 유발 어려워"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장기화하면서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학습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문대 교수의 84%가 원격수업이 지속되면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5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12월10~23일 전문대 교수 4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격수업 운영 현황 및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응답자의 44.3%가 콘텐츠 중심 수업으로 원격수업을 운영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25.3%)을 했다는 교수가 다음으로 많았고, 21.3%는 '실시간 순차적 혼합수업'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시간 동시적 혼합수업'(6.0%) '실시간 비동시적 혼합수업'(3.1%) 순이었다. 또 설문에 참여한 전문대 교수 64.9%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과제', '짧은 보조영상', '강의 주제 관련 짧은 콘텐츠', '퀴즈', '강의 중 개별 질문', '그룹 토의'와 같은 보조수단을 활용했다.
강의 콘텐츠 유형을 보면 82.3%가 강의 화면을 녹화(43.0%)하거나 파워포인트를 녹화(39.4%)한 콘텐츠를 사용했다. 강의실이나 실습실에서 강의 장면을 녹화하거나(10.1%) 공동스튜디오에서 강의를 녹화(3.4%)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84.6%가 연구실, 자택 등 개인공간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선호했다.
대학에서도 원격수업이 콘텐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콘텐츠 중심 수업으로는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어렵고, 상호작용이 없는 원격수업 운영이 지속되면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질 것으로 전문대 교수들은 우려했다.
설문조사에서 전문대 교수의 61.5%는 '콘텐츠 중심 수업으로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콘텐츠 중심 수업에서 기초학습이 부족한 학생이라도 자기주도학습 유도가 가능하다'는 데에는 부정 의견이 36.6%로 긍정(33.5%)보다 많았다.
특히 응답자의 83.7%는 '상호작용이 없는 원격수업 지속 시 학습자 간의 학습격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학습격차가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이에 따라 79.6%의 교수가 '원격수업에서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오프라인을 통한 보충수업'을 선택한 교수가 44.1%로 가장 많았다. '수업시간 중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사용'(20.4%)과 '학습관리 플랫폼 구축'(17.7%)이 뒤를 이었다. 이어 '온라인에서 별도의 맞춤형 지도'(9.6%) '인공지능 맞춤형 수준별 교육'(6.7%) 순이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정부영 충청대 교수(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는 "코로나19에 따라 전문대학 원격수업 비중은 늘었지만 원격교육을 위한 시스템에서 고등직업교육 콘텐츠와 지원 체제는 열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교수는 "원격교육기본법 제정을 통한 인적, 물적 지원근거가 마련돼야 하고, 국가는 원격교육 질 관리 차원에서 '원격교육 역량 인증제'를 실시하되 2트랙 인증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트랙 인증제란 사이버대학 수준의 콘텐츠 중심의 원격교육이 이뤄지는 부분의 인증과 온·오프라인 혼합수업 등을 운영하는 대학에 대항 인증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원격수업 질 제고를 위해 원격수업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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