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학평 시행에 高3들 '당혹'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 사실상 무산

지난해 3월 7일 전북 전주 호남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이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오는 24일 시행될 예정이었던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교육부의 '등교 시험 불가' 통보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4일 치러지는 학평은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보는 것이 아닌 '원격 시험' 형태로 진행된다. 시험 당일 학교에서 문제지를 나눠 주면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등 방식으로 학생들이 수령해 각자 집에서 시간표에 따라 푸는 방식이다.

학평 시행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저울질한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전국 시도교육청에 "온라인 개학 기간에는 학생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학평 응시를 위한 등교 출석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등교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 학평에서는 전국단위 공동 채점과 성적 처리도 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수험생들은 대학 입시의 첫 번째 가늠자라는 학평의 기능이 상실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용산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 배재민군(18)은 "전체 학생 가운데 내 위치를 알 수 없게 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교실에서 집중해서 시험을 보는 것과 집에서 풀어진 상태로 시험을 보는 것의 차이도 클 것 같아 걱정"이라며 "6·9월 수능모의평가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4차례 연기된 끝에 23일 치러지는 '3월 학평'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9월 수능모의평가와 비교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의 연계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다만 학생들이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각자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보충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한다.

경기 파주 봉일천고등학교에 다니는 수험생 국빈양(18)은 "개인적으로는 수시 전형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학평 무산에 따른 충격이 적은 편이다"면서도 "벌써 5월이 다가오는데 내가 가진 실력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없다는 것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애초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12일 학평을 치르기로 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차례나 연기했고, 결과적으로 시행까지 1달 이상 지연됐다.

광주 보문고등학교 3학년 모꽃노을양(18)은 "학평을 치르는 이유는 등급을 내기 위한 것인데 이걸 못한다고 하니까 친구들도 다들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며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최저 등급은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쉽다고 한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