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도 영재고 경쟁률↑…자사고 폐지 영향
종로학원하늘교육, 2020학년도 영재고 최종 경쟁률 분석
15.32대1로 2017학년도 이후 최고…삼중지원 가능도 한몫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0학년도 영재고(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 입시 경쟁률이 2017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이 자사고 폐지 정책 등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개편 대상에서 제외돼 비교적 안정적인 영재고를 택한 학생들이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고입 삼중지원'(영재고·과학고·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모두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선택지가 넓어진 우수 학생들이 대거 도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해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영재고 경쟁률은 증가하면서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 19일까지 접수를 끝낸 전국 8개 영재고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15.32대1(789명 모집, 1만2085명 지원)로 집계됐다. 전년도 14.43대1(789명 모집, 1만1387명)보다 크게 상승했고 2017년도(15.09대1)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별로 보면 8개 영재고 중 7곳의 경쟁률이 올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학교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다. 30.60대1로 전년도(21.50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대구과학고(17.71대1→21.39대1),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19.25대1→21.12대1), 대전과학고(13.02대1→14.21대1), 한국과학영재학교(11.73대1→13.11대1), 광주과학고(9.07대1→9.98대1), 서울과학고 6.55대1→8.33대1) 등도 올랐다.
반면 경기과학고는 경쟁률이 지난해 19.69대1에서 올해 10.48대1로 대폭 떨어졌다. 경기과학고는 올해 입시에서 다른 영재고와 달리 서류전형을 대폭 강화했는데, 이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을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설명이다.
영재고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대부분 오른 이유는 정부·교육당국이 추진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의 영향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국정과제다. 또 전국 시도교육감 17명 가운데 진보성향인 14명이 자사고 폐지 정책에 적극적이다.
자사고 지위가 크게 흔들리자 상위권 학생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영재고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영재고는 자사고와 달리 정부의 개편 대상에서 제외된 무풍지대"라며 "안정성이 확보된 영재고의 인기는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우수학생들이 선호하는 영재고·과학고·전국단위 자사고의 삼중지원이 가능해진 점도 한 이유다. 지난 11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자사고 입시시기가 후기(12월)로 최종 확정되면서 학생들은 전기(4~11월)에 뽑는 영재고·과학고와 후기에 선발하는 자사고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이들 학교유형과 같은 학교장 선발학교는 모집시기별로 1곳만 지원할 수 있는데 영재고만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이유로 학령인구 감소에도 영재고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2020학년도 고입 대상인 현재 중3 수는 45만253명으로 2017학년도 고입 대상 중3 수(52만256명)보다 7만5003명이 줄었는데도 영재고 경쟁률은 올랐다.
영재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고등학교다. 과학영재 발굴·교육을 목표로 하며 학교 자체 특화교육 등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경기과학고·광주과학고·대구과학고·대전과학고·서울과학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한국과학영재학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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