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이 가족회사로…서울 S고 교장의 '부당거래'
서울시교육청 S고 종합감사 결과 발표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학생들이 낸 등록금·수업료로 아들·딸의 회사와 부당거래하고 1억원이 넘는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닌 서울의 한 예체능계 사립고등학교 교장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 그의 가족들도 교비를 이런저런 명목으로 유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교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각종 비위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 연루된 가족 등 관련자들의 중징계 처분, 학교법인 이사 2명의 임원취임 승인취소 요구도 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2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S고등학교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관실은 통상적으로 매년 40여개 안팎의 학교를 정해 종합감사를 하는데 S고가 올해 감사대상 학교였다. S고 종합감사는 지난 7월10~20일 진행됐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S고교는 이른바 족벌사학이다. 교장이 이 학교를 설립했고 교장의 오빠가 학교법인의 이사장이다. 배우자도 학교법인 이사를 맡고 있다. 교장의 차녀는 이 학교 방과후총괄팀장, 장남은 교장이 원장을 겸임하는 유치원의 행정실장이자 영농조합 대표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학교장은 가족경영 회사와 불법·부당거래를 했다. 딸이 등기이사로 있는 방과후학교 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운영을 맡긴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시교육청 방과후학교 운영지침에는 직계 존·비속 및 배우자 등과는 영리목적의 계약을 체결하지 못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2014~2016년 S고로부터 약 14억원의 대금을 받았다.
배우자 운영 출판사건물 지하에 S고 학교사료관을 마련하고 운영 명목으로 임차료 1억여원을 지급한 사실도 있다. 출판사 옥상 방수공사비 1억3000여만원도 교비로 댔다. S고 교직원을 출판사로 출근시켜 업무를 하게 한 뒤 교비로 급여 2900여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아들이 대표로 있는 영농조합과는 불법 식재료 거래를 했다. 급식재료 생산·납품허가를 받지 않은 영농조합이 김치를 만들고 이를 S고와 유치원의 급식으로 활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것이다. 또 지난 2013년 영농조합에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시중가에 3배가 넘는 가격으로 학교에 넘겨 500여만원의 이득을 취한 사실도 확인됐다.
학교장과 가족들의 개인비위도 적발됐다. 학교장은 교비로 1억원이 넘는 에쿠스를 구입했다. 학교법인 명의로 샀지만 출·퇴근 등 개인차량으로 썼다.
딸은 방과후학교 물품구매 명목으로 학교 신용카드를 가져다가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개인차량 주유비, 외식비용 등으로 유용했다. 감사관실이 적발한 금액은 약 5200만원에 이른다.
학교 시설공사의 수상한 거래도 감사결과 드러났다. 교사환경개선공사(9억9000만원)를 진행하면서 단일업체 입찰을 하지 않고 무려 77개 업체와 '쪼개기 계약'을 했다. 화장실조성공사(1억4800만원)를 시행할 때에는 16개 업체와 공사를 나누고 무면허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기도 했다.
근거가 없는 수당을 부당으로 수령하기도 했다. 법인운영 유치원은 교장과 행정실장인 아들에게 매월 근거가 없는 기본운영비를 지급했는데 그 금액이 약 2억원에 이른다.
시교육청은 회계부정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학교법인에 학교장과 아들, 이들의 각종 비위에 연루된 S고 행정실장의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딸이 등기이사인 방과후학교 업체와는 계약해지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교법인 이사인 배우자와 교장 오빠의 임원취임승인도 취소하기로 했다. 현재 이 학교법인 이사는 7명이다.
시교육청은 감사에서 드러난 이들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수사도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학교와 학교법인의 감사결과 처분의 이행과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나머지 학교법인 이사들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취소 등 후속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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