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문학회 '에로티시즘 문학제' 본심에 9편
"한국 문학의 성에 대한 경직성 풀고자 개최"
마광수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심사 맡아
연세대 동아리 '연세문학회'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에로티시즘 문학제'를 열었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접수된 원고는 총 44편으로 예심을 거친 9편의 작품이 현재 마광수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주최 측은 다음달 3일 발표되는 수상작 중 좋은 작품들을 모아 출간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김대환 연세문학회 회장(21·국문학과 2학년)은 "서방 대부분 나라에서는 에로티시즘의 문학적 위상이 높은데 반해 국내에서는 야설과 같은 범죄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문학의 성에 대한 경직성을 풀고 싶었다"고 개최 취지를 밝혔다.
자칭 '문단의 왕따'인 마 교수는 "보수화된 학생들에게 열린 시각을 제공하고자 심사를 맡았다"고 밝혔다.
마 교수는 "이번 문학제의 심사를 맡으면서 학생들이 야설과 에로티시즘이란 장르 문학을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야설은 성 심리와 행동에 대한 분석 없이 야한 장면만 나열한 이야기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6·8혁명이 기폭제가 돼 포르노의 자유화, 히피즘의 등장 등이 가능했다"며 "데모가 없어진 대학에서 이제는 이 같은 문화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의 평가 기준은 문장력과 독창성, 심리묘사 등 세 가지이다.
이와 함께 "작품에 사디즘(가학적 음란증)과 마조히즘(고통을 통한 성적 쾌감)이 잘 드러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연세문학회는 윤동주 시인이 만든 '문우(文友)'라는 학내 문예지 활동에서 시작돼 고 기형도 시인, 소설가 성석제와 공지영 등 내로라 하는 문학가들을 배출했다.
그래서 이번 문학제가 연세문학회의 정통성을 훼손하는게 아니냐는 일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일찍이 에로티시즘이 세계와 인간의 삶을 다룬다는 국내 문학계의 인식이 있었다"며 "더구나 연세문학회는 열려 있는 학구적·비판적·비평적 학회이기 때문에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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