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축제 '술판' 옛말…금주·절주 바람
'책' 주제 축제 열고 보건소 함께 절주 캠페인도
매년 대학축제 기간마다 학내 음주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이같은 문화를 바꾸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외대는 학교 측과 총학생회의 합의로 14일부터 3일간 열리는 축제기간 동안 주점행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지난해 9월 교무위원과 학과장이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을 의결하고 학내에 주점설치를 금지하기로 하자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학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봉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공간이 좁다보니 소음문제에 민감하다는 학생들의 반응이 있어 올해는 쉬어가자는 의미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계속 주점을 열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대는 올해 학교와 총학생회 합의로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대신 학교 특성을 살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전통문화와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콘셉트의 '월드 빌리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경희대는 올해 '책'을 주제로 한 대동제를 개최한다.
'북(Book)적북적'이라는 제목으로 13~16일 열리는 대동제에는 △독서골든벨 △북콘서트 △저자와의 대화 △본관 앞 달빛독서 등 책을 주제로 한 행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주점설치를 강제로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주점을 신청한 학과와 각 동아리 대표들이 모여 개장시간, 뒷정리시간, 청소원칙 등을 스스로 정하고 이를 지키기로 해 과도한 음주로 흐르는 분위기를 막고자 했다고 전했다.
정주용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처음엔 책을 주제로 행사를 한다고 할 때 안좋은 반응도 많았다"며 "대중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서울 북페스티벌이나 파주 출판단지에서 하는 유명한 행사 등도 찾아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서 일정을 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과 달리 서울시립대는 '무알콜 대동제 실현'을 학생총회 안건으로 냈다가 총회 참석인원 915명 중 약 90%가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이경주 서울시립대 부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주점을 대체할 기획이 부족하고 음주문화가 현재 많이 개선된 상황에서 술을 금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대신 대학내일, 위스키 업체인 페르노리카 코리아 등과 함께 축제 전날인 21일 오후 5시 대강당에서 '절주 서약식'을 한다.
또 22~24일 축제기간 동안 지난해보다 주점공간을 줄여 설치하고 음주문화협회, 동대문구 보건소 등과 함께 절주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점행사를 진행하는 대학이 대부분이지만 이곳들도 절주 캠페인을 벌이거나 학내에 음주자제를 권유하는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자정노력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주점을 운영하며 명지대는 주점을 운영하되 절주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대학 내 주류 판매와 음주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내놓고 개정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음주를 자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학가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 '술판시위' 활동을 벌였던 청년단체 '청년대선캠프' 관계자는 "음주는 누가 법적으로 규제할 문제가 아니다"며 "학생들이 충분히 자정노력을 벌이는 상황에서 법으로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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