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표적수사' 논란에서 법정구속까지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까지 당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건은 2010년 8월 금융감독원이 한화증권 퇴직자로부터 차명계좌 5개를 제보받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차명계좌를 기업 비자금 혐의로 판단한 대검은 서울서부지검에 사건을 배당했다.
서울서부지검은 9월 16일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와 여의도 한화증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10월 19일에는 한화그룹 협력사인 태경화성, 27일에는 한화호텔앤리조트, 11월 2일 한익스프레 등 협력사들과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이 몰아쳤다.
11월 17일 전 재무총책임자(CFO)인 홍동옥 여천NCC 대표이사가 소환조사를 받았다. 12월 1일에는 김승연 회장이 처음 검찰에 나가 조사받았다.
검찰은 홍 대표이사 대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12월 3일 홍 사장 영장을 기각했다. 수사 석달 만에 중요 피의자에 대해 첫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이 수사강도를 높였다.
검찰은 12월 14일 김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를 소환조사한데 이어 15일과 30일 김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는 등 김 회장 부자를 직접 압박했다.
한화 S&C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이 12월 24일 실시되고 난 뒤 그룹 임원과 회계법인 간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시작했으나, 법원은 이들에 대한 영장도 기각했다. 서부지법은 2011년 1월 8일 범인 도피 혐의로 청구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김모 상무의 영장을 기각했다. 이어 19일에는 한화 S&C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청구된 삼일회계법인 김모 상무의 영장도 기각했다.
검찰은 1월 20일 홍동옥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김현중 한화건설 대표이사 등 그룹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부지법은 이들 5명에 대한 영장을 또다시 모두 기각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고, 피의자들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법원이 계속 영장을 기각하면서 "강압수사, 표적수사, 별건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비자금 혐의를 수사하다가 잘 풀리지 않자 기업의 단골 약점인 횡령과 배임으로 수사방향을 틀었다는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은 5개월 동안 한화그룹 임직원을 비롯해 300여명을 불러 조사했고 20여개 관계사를 압수수색 했다.
"신속하게 환부만 도려내겠다"고 공언했던 검찰의 기업수사 방침이 기업 오너를 엮으려는 방향으로 변질됐다는 재계 관계자들의 불만이 흘러나왔다.
결국 1월 28일 남기춘 서부지검장이 사퇴했다. 30일 서부지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회장과 홍동옥 대표이사 등 한화 전·현직 임직원 10명과 회계사 김모씨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년여 끌던 재판에서 검찰은 지난 2월 김 회장에게 징역 9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바뀌고 변론이 재개되면서 지난 7월 김 회장에게 검찰은 같은 구형을 다시 했다.
서부지법이 16일 징역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하고 김 회장을 법정구속하면서 1심 재판이 끝났지만 한화 측이 항소 의사를 밝혀 우여곡절의 김승연 회장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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