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제2의 윤석열 꿈꾼다'는 말, 모욕적이고 조금 슬픈 일"

재제청 관련 질의엔 "서두에 선서나 증언 못한다 말해"
김건희 여사 사건 선고 시기 묻는 질의엔 "재판 사항"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권진영 문혜원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거냐"는 의원 질의에 "그런 말씀은 모욕적이고 조금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이 "지금 법복 입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다"며 "혹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거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 의혹에 관한 의원들 질의에는 "서두에 선서나 증언을 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 바 있다"며 답을 피했다.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김건희 여사 사건의 선고 시기를 묻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재판 사항에 관한 것은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고, 공문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 어려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대법관 공석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저 역시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은 종합해 마무리 발언으로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이 끝나자,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진행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등 기관장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 선서를 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2026.10.6 ⓒ 뉴스1 유승관 기자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장 선서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법원장 이석을 요구하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실질적인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재제청을 요청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재제청 요구를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나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2차 입장문까지 내고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은 23일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8월 28일 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날 밝힌 입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재제청 요청 거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청와대에서) 재제청하라고만 왔고, (대법원 공식 입장을) 결론만 드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면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였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에 반영된 삼권분립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하고, 국정감사의 권력분립상 한계를 벗어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