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靑공문, 재제청 사유·헌법적 근거 기재 안돼"…증인선서 안해(종합)
대법 국감 출석…"대법관 제청 관한 증언 요구에 응하기 어려워"
서영교 법사위원장 증인선서 진행…조희대는 증인선서 않고 착석
- 이장호 기자, 권진영 기자,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권진영 문혜원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관하여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한 조 대법원장은 여당의 요구에도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개의한 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통해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우리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대법원장과 국회, 대통령에게 각각의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대법원 구성에 관한 권한이 조화롭고 독립적으로 행사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대법관 제청에 관한 증언을 요구하고 있어 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고, 공문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 어려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공석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저 역시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은 종합해 마무리 발언으로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이 끝나자,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진행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등 기관장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 선서를 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장 선서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법원장 이석을 요구하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서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은 일반 증인으로 채택돼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이고 증인 선서도 하고 답변도 해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께서는 증인 선서를 하지 않으셨는데, 증인 선서를 하지 않으시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서두에 인사말에서 말씀드린 대로 선서나 증언을 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실질적인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재제청을 요청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재제청 요구를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나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2차 입장문까지 내고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은 23일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8월 28일 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날 밝힌 입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재제청 요청 거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청와대에서) 재제청하라고만 왔고, (대법원 공식 입장을) 결론만 드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면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였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에 반영된 삼권분립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하고, 국정감사의 권력분립상 한계를 벗어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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