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사퇴 압박…조희대 대법원장 '국감장 이석 금지' 재연되나

조희대, 일반증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기관장 자격 출석해 인사말 가능성
작년 90분간 이석 못한 채 여당 공세…올해는 '대법관 재제청' 충돌 예상

조희대 대법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9.30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여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지난해와 같이 기관장으로서 국감장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대법관 재제청 논란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지난해와 같은 '이석 금지'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법사위에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국회가 대법관 제청권 행사에 대한 증언을 요구한 것은 헌법에 반영된 삼권분립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하고, 국정감사의 권력분립 상 한계를 벗어난다는 취지다.

또 국회법상 대법원장에게는 국회 출석과 답변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다는 점, 현재 대법관 제청권 행사와 관련해 고발이 이뤄진 점도 이유로 들었다.

조 대법원장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지난달 28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처럼 기관장으로서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 등을 통해 대법관 재체정 논란에 관한 입장을 직접 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올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지난해 같은 '이석 금지' 사태와 여야 난타전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10월 1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기관장 자격으로 국회에 출석했다. 이때도 일반증인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대법원장은 국감에서 인사말을 한 후 이석하고,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당시 추미애 법사위원장(현 경기도지사)이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불허하고, 조 대법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지칭하며 질의를 강행해 여야 대치에 불을 댕겼다.

여기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조 대법원장의 얼굴을 합성한 피켓을 들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조롱하면서 국감장은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최 의원은 "윤석열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임명한 것은 대한민국 대법원을 일본의 대법원으로 만들려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는 원색적인 주장을 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13 ⓒ 뉴스1 유승관 기자

조 대법원장은 그렇게 90분간 허공을 바라보며 침묵을 지키다가 감사가 정회된 사이 이석했다. 그는 약 12시간 후 돌아와 대법원 국정감사 종료 직전 마무리 발언을 통해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을 언급해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했다.

올해 국감의 쟁점은 지난해처럼 특정 '재판'이 아닌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당 차원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국감 출석을 촉구하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지금 즉시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인으로든 기관장으로든 조 대법원장이 직접 출석할 경우 제청 권한과 사법부 독립에 대한 논쟁은 피해 갈 수 없는 화두가 됐다. 과연 그가 국감 개·폐회 시 재제청 논란과 사퇴 요구에 어느 수준까지 직접 입장을 밝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