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조희대 사법부, 계엄 합법 전제 회의…국감 증인 출석해야"
대법 "간부회의 본격 논의 전 계엄 종료…급박한 상황, 회의록 작성안돼"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법원에서 진행된 회의가 계엄이 합법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6일 대법원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해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과 연락이 닿은 일부 실장들이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대법원 청사에 모여 상황 논의(이하 간부회의)를 시작했다.
대법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TV 중계 등을 통해 긴박한 상황을 파악하며 계엄의 헌법·법률 부합 여부에 대한 의문 제기 및 관련 법령·판례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형태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 상황을 보고 받은 조 대법원장은 이튿날 오전 0시 40분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오전 0시 50분쯤 청사에 도착했으며, 조 대법원장이 간부회의를 주재했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간부회의 중 군의 국회 진입 등 언론 보도를 접하고는, 조 대법원장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사 보안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침을 보안관리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간부회의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전 국회 본회의가 소집돼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됐으며, 이후 간부회의에서는 국회의 적법한 계엄 해제 요구로 인해 계엄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다만 대법원은 "당시 회의는 급박한 상황에서 진행돼 별도의 회의록이 작성되지는 않아 제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이번 자료는 조희대 사법부가 계엄이 합법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실무진 사전회의를 했고, 직후 조 대법원장이 주재한 간부회의에서 논의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봤다.
천 처장은 지난해 10월 13일 국회에서 "당연히, 계엄이 만약 합법적이었다면 저희들이 계엄에 따라야 될 조치가 있고, 또 사법부의 중요한 작동이 정지되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굉장히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의원은 또 조 대법원장이 국회의 계엄해제요구안 상정 및 가결을 기다리다 간부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면서, 배 차장 주재 사전회의의 개최를 누가 지시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당시 본회의를 조 대법원장이 주재했기 때문에 계엄 후속 대책을 논의한 사전회의도 조 대법원장의 지시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당연히 조 대법원장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주도로 6일 대법원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조 대법원장은 전날(4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관한 증언 요구가 사법권 독립에 반하고 국정감사의 권력분립 상 한계를 벗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앞서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조 대법원장 등이 계엄을 사전 인지했거나 불법 계엄 지시에 따르는 대책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관련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특검은 대법원이 계엄사령부의 연락관 파견 요청을 거부한 점 등을 들어 "비상계엄 관련 조치 사항을 준비하고 논의하기 위한 간부회의를 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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