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집중" "자린 있을까" 기대·혼란 속 중수청 고소·고발 쇄도(종합)

나사 빠진 현판에 직원들은 우왕좌왕… 기대 속 어수선한 첫날
삼성·SK부터 정치권까지… 문 열자마자 쏟아진 '중대범죄' 고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식을 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윤지오 기자 =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전담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중수청은 기대감 속에 문을 열었지만, 마저 정비되지 않은 인프라 탓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민원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소·고발장이 쏟아졌다.

2일 오전 8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인근에는 정장 차림에 커다란 가방을 든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가방 안에는 방석과 서류철 같은 사무용품이 담겨 있었다. 이들의 발걸음은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이 위치한 르네스퀘어 빌딩으로 향했다.

중수청 수사관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근무지나 보직 등을 물었다.

한 직원은 동료에게 "하고 싶었던 수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고, 승진에도 유리할까 싶어 2차 특례임용 첫 날 바로 지원했는데 쓰기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채 갖춰지지 않은 시설 탓에 업무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직원은 동료에게 "아직 시스템이 100% 구축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당장 오늘 내일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수사관은 옆에 앉은 동료 수사관에게 "(언론 보도를 보니) 몇 층만 쓰고 나머지는 아직 공사 중이라는 것 같은데, 앉을 자리는 있을 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개청식이 끝난 뒤 한 관계자가 나사 빠진 현판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2 ⓒ 뉴스1 이호윤 기자

3층 사무실에는 수십 대의 책상과 컴퓨터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한 40대 수사관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됐는지 묻자 "컴퓨터는 다 있다"며 시스템은 개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수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개통된 상태다. 사건 처리 등의 기능은 오는 12월 초에 마저 개통될 예정이다.

오전 10시 40분쯤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는 현판 나사가 빠져 고정되지 않는 바람에 관계자가 이를 손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원실에는 고소·고발장을 제출하러 온 민원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민원인들은 저마다 '1호 사건'이라고 적힌 고발장을 냈다.

현장에서는 서류를 접수했음을 증명하는 접수증 양식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이를 도장이 찍힌 고발장 표지 복사본으로 대신하는 등 어수선한 풍경이 연출됐다.

중수청에 처음 접수된 고소장은 서울 관내 경찰관의 법왜곡죄·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건물에 위치한 민원실 모습.2026.10.2 ⓒ 뉴스1 윤지오 기자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과 노조 집행부가 부당한 성과급 지급으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이들을 고발했다.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투기자본 감시센터 등은 오전 11시 25분쯤 국민은행이 6000억 원을 탈세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뇌물·국고 손실) 위반죄 등으로 고발했다.

직원들이 앉아 있는 민원실 접수 창구에는 컴퓨터와 전화기 등 필수적인 사무 집기 비품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민원인들이 연달아 서류를 제출한 뒤 나가자, 직원들은 "진이 빠질 것 같다"며 숨을 돌리기도 했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 외환,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을 수사한다. 중수청은 정원의 66.1%인 1900명으로 개청해 추후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