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김승원 기소계획서' 유출 진상조사 착수…수사·징계 주목
법무차관 "공무상 비밀누설 해당, 명명백백 밝혀야"
與, 한동훈 등 경찰 고발…한 "검찰로부터 안 받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법무부가 김승원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 관련 수사 문건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흘러간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직기강을 다잡겠다는 방침인 만큼 장관 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넘어 감찰·징계와 수사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국은 최근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기소계획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착수했다. 당시 수사팀은 2024년 9월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 피의자로 불구속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겠다는 내용의 기소계획서를 작성했다.
기소계획서는 검찰이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피의자를 어떤 혐의로 기소해 어떤 형량을 구형할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처분 계획을 담아 상부에 보고하는 대외비 문건이다. 정식 재판에 제출되는 '공소장'과 달리 검찰 내부에서 사건 처리 의견을 조율하고 지휘를 받기 위해 작성되는 내부 자료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작성되는 내부 보고서는 어떠한 경위로든 절대 외부에 유출돼선 안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수사자료 제공은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해 범죄를 구성하게 된다"며 기소계획서 유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직무대행은 기소계획서가 당시 검찰 수사팀 또는 대검 보고라인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무원이었던 자도 처벌 대상"이라며 기소계획서를 입수·공개한 한동훈 의원도 겨냥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졌던 2022~2023년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기소계획서를 열람하거나 의논할 수 있는 '보고라인'은 의외로 광범위하다. 담당 검사가 기소계획서를 작성하면 수사팀과 부장검사를 거쳐 소속 청의 차장검사와 검사장, 대검찰청 연구관 및 기획관, 대검 부장 및 차장검사, 검찰총장 순으로 보고된다. 사회적 중대 현안 사건의 경우 예외적으로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될 가능성도 있다.
법무부는 당시 수사팀과 대검 수뇌부를 중심으로 진상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자료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직자가 특정되면 대검 차원의 감찰로 이어질 수 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검찰 조직 내부에 대한 감찰과 징계,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다만 법무부의 진상조사가 '무더기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 부장검사는 "당시 서부지검 수사팀 소속 검사나 수사관이 직급상 법무부 장관이던 한 의원에게 직접 자료를 넘겼을 개연성은 매우 낮다"며 "당시 서부지검 지휘부와 대검 보고라인에 있던 검사들도 대부분 현직을 떠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조계는 법무부의 자체 조사보다는 수사를 통해 해당 의혹이 가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한동훈 의원과 내부 수사자료를 건넨 성명불상자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수사 대상자 상당수가 검사인 만큼,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될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오마이TV 최진봉의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해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일 때) 보관하고 있던 것(기소 계획서)을 공개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되는 것이고, 검사나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받아서 공개했다면 한 의원은 개인정보보법 위반죄가 된다. 어느 모로 가나 범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동훈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기소계획서를 보고받았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한 의원은 수사팀이 '징역 8개월 구형'이 담긴 기소계획서를 작성하기 9개월 전인 2023년 12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수사의 초점은 한 의원의 퇴임 이후 누가 어떤 경로로 문건을 전달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한 의원은 해당 기소계획서를 검찰로부터 입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검찰로부터 어떤 협력을 받거나,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은 것이 없다"며 "(자료의) 출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물타기다. 공익 제보자를 까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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