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사기 재판 중에 또…'천막 금거래소'서 5000만원 가로챈 업자 징역형
"금 시세 좋다" 100돈 구매 권유…빚 갚는 데 쓴 50대 징역 6개월
20돈만 건네고 4000만원 미변제…"별건 재판 중 또 다시 범행"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6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아파트 단지를 돌며 운영한 간이 금 거래소에서 고객에게 금 구매 대금 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강경묵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금 거래업자 A 씨(59)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고객 B 씨에게 금 100돈을 구매해 주겠다고 속여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C'라는 상호로 서울 전역의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간이 천막을 설치하고 금 거래소를 운영했다. 고객에게 돈을 받아 아파트 단지 등에서 금을 매입한 뒤 이를 금은방이나 공장에 맡겨 골드바로 가공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B 씨는 2024년 9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인근에 차려진 A 씨의 금 거래소에 금을 판매하면서 그를 알게 된 뒤 A 씨를 통해 금을 사고팔았다.
A 씨는 지난해 6월 B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금 시세가 좋으니 금 50돈을 사라. 오후 2시까지 대금 2500만 원을 보내면 금을 마련해 건네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금 50돈을 추가로 구매하라고 권유했다. 이에 B 씨는 금 100돈의 구매 대금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A 씨 계좌로 보냈다.
그러나 A 씨는 별다른 재산이나 자금 조달 계획이 없었고 받은 돈을 금 구매에 사용할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돈을 받은 당일 피해자와 무관한 다단계 회사 관계자와 지인 등에게 수천만 원을 송금했다. 일부는 다른 사람의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준 뒤 자신의 카드단말기로 그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하게 해 차익을 챙기는 데 사용했다. 기존 채무를 갚는 데 쓴 돈도 있었다.
A 씨는 약속한 금 100돈 가운데 20돈만 B 씨에게 건넸다. 나머지 금 80돈에 해당하는 4000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A 씨는 재판에서 "예상치 못하게 금을 매입하기 어려워져 제때 금을 주지 못했다"며 "이후 별건으로 구속돼 환불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뿐 처음부터 속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예상치 못하게 금 매입이 어려워진 것이라면 피해자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어야 했다"며 피해자와 무관한 용도로 돈을 사용한 점을 들어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범행 당시 A 씨는 이미 피해자 8명에게 16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A 씨는 해당 재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자백한 상태였으며 지난해 8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해당 판결은 지난 4월 확정됐다.
재판부는 "A 씨가 법정구속 될 가능성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예측하지 못한 구속으로 금이나 환불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이어 "피해액 중 4000만 원 상당이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별건 형사재판을 받는 도중 다시 범행한 점을 매우 불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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